[어저께TV] '오로라', '찌질한' 남주-'갈대' 여주..시청자 뿔났다

[어저께TV] '오로라', '찌질한' 남주-'갈대' 여주..시청자 뿔났다

2013.09.18. 오전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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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유진 기자] 실연을 당한 후 출가를 선언하며 자못 비장하게 속세를 떠났던 남자는 “가자”는 여자의 한마디에 순순히 그를 따라 나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초라한 행색으로 연인을 따라 나온 그는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리고 “누나들 등쌀에 할 수 없이 온 거냐”며 여자의 마음을 계속해 확인하는 못난 모습을 보였다. 휴게소에서 산 감자를 황송하고도 조심스레 여자에게 건네는 이 ‘찌질한’ 남자와 방송 초반 여주인공을 설레게 했던 지적인 ‘차도남’ 황마마(오창석 분)는 이미 너무나 다른 인물이 됐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전개와 갈수록 ‘비호감’으로 변해가는 주인공들의 성격으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 이전에도 욕하면서 본다는 일명 ‘막장’ 드라마 축에 속하긴 했지만 극 중 인물들의 러브 라인에 호응하고 나름의 재미를 높이 샀던 시청자들조차 “너무 하다”며 불만의 의사를 표하고 있는 것.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한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시청자 불만의 대다수는 이리저리 튀는 엉뚱한 전개와 그로 인해 이상하게 변해버린 주인공 캐릭터들에 대한 항의에 집중돼 있다.

앞서 시청자들은 남자 주인공 보다 더 남자 주인공 같은 매니저 설설희(서하준 분)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일단 많은 수의 시청자들이 백마탄 왕자님 같은 캐릭터에 열광하며 주인공이 아님에도 그와 여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를 연결해주기를 바라게 됐고, 혼란은 흥미로 번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여전히 남자주인공인 황마마(오창석 분)와 오로라가 연결되기를 지지하는 시청자 층이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드라마 속 러브라인은 오락가락 하며 마치 간을 보듯(?) 불안정한 모습을 띄기 시작했다.

초반만 해도 황마마를 향해 확고한 애정을 보였던 오로라는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설설희의 공세에 흔들렸다. 또 한편으로는 점점 더 깊은 사랑을 표현하는 황마마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더니, 과격한 황마마 세 누나들의 반대에 격분하며 그를 차버렸다. 그 사이 황마마는 누나들 등쌀에 꼼짝 못하는 ‘찌질한 누나보이’로 전락했고, 오로라는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민폐 갈대녀’가 됐다.

더군다나 ‘찌질한 누나보이’는 갑자기 승려의 길을 택했다가 여자의 한마디에 그 길을 포기하고 내려오는 연약한 마음으로 못난 이미지를 한 층 더 배가시켰다. 또 ‘민폐 갈대녀’는 이미 자신과 결혼을 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는 남자에게 거절의 의사를 전할 것으로 예상돼 지켜보는 이들의 분통을 터뜨렸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같은 ‘막장’ 전개와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들의 변화에도 ‘오로라 공주’의 시청률은 여전히 일정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6일 방송분만 해도 ‘오로라 공주’는 전국기준 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17일) 이는 떨어질 때는 11%대, 올라갈 때는 15~16%대까지 올라가는 평소 시청률의 평균치 정도로 볼 수 있다.

이것이 임성한 작가의 마성인걸까? 그러나 지금도 “이제 못 보겠다”, “짜증이 난다”, “다른 드라마로 갈아 타겠다”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상당수 달리고 있는 만큼 이번 변화가 이전과 달리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칠지 그렇지 않을지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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