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김지후, 신인왕 '고려대 집안싸움'

이승현-김지후, 신인왕 '고려대 집안싸움'

2014.10.15. 오전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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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고려대를 아마최강으로 이끌었던 이승현(22, 오리온스)과 김지후(22, KCC)가 나란히 프로농구 신인왕을 다투고 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스는 14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서 트로이 길렌워터(25점, 9리바운드)와 3점슛 5개를 터트린 허일영(15점, 11비라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83-6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스는 3연승을 거두며 리그 단독선두를 유지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데뷔한 특급신인 이승현은 데뷔 후 최다인 13점을 뽑아냈다. 특히 고비 때마다 터진 3점포 3방은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사이즈와 외곽슛까지 갖춘 이승현과 허일영의 활약으로 오리온스는 ‘포워드 군단’ SK를 제압하는 의미심장한 경기를 했다.


이승현은 불과 지난 10일까지 고려대 소속으로 연세대와의 농구 정기전을 뛰었다. 오전에 학교, 오후에 오리온스 훈련에 참가하는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실질적으로 프로 형들과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거의 없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이승현은 불과 4일 만에 프로에서 실력발휘를 하면서 ‘역시 1순위’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승현은 지난해와 올해 국가대표 예비명단에 들었지만 최종멤버에서 탈락한 아픈 과거가 있다. 태극마크는 못 달았지만 당시 유재학 감독이 숙제로 내줬던 3점슛 장착과 외곽슛 수비는 꾸준히 연마했다. 결국 그 노력이 프로에 와서 제대로 빛을 보고 있다. 이승현이 3~4번을 넘나드는 맹활약을 해주면서 김동욱이 빠진 오리온스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이대로라면 이승현의 신인왕 등극은 따놓은 당상으로 보인다.


이승현 못지않게 눈에 띄는 신인은 바로 친구 김지후다.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4순위 지명권을 쥔 허재 감독은 고민을 했다. 장남 허웅과 김지후 중 누굴 뽑을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아들의 지명에 부담을 느낀 허재 감독의 선택은 김지후였다. 하지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다. 김민구가 없는 KCC에서 ‘스나이퍼’ 김지후는 꼭 필요한 선수였다.


현재까지 김지후의 활약은 놀랍다. 지난 12일 LG전에서 김지후는 3점슛 5방(5/7)을 터트리며 15점으로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골밑에 최장신센터 하승진이 있다보니 외곽이 비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김지후는 14일 모비스전에서 3점슛 4방 포함, 17점을 쏟아냈다. 올 시즌 신인선수 최다득점이다. KCC의 패배에도 불구 김지후의 한 방은 빛을 발했다. 김지후는 2경기서 3점슛 16개를 쏴서 9개를 적중시키는 56.3%의 매서운 손맛을 자랑하고 있다. ‘슛 하나는 확실’하다는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신인왕 경쟁은 이승현과 김지후의 2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다. 2순위 신인 김준일(22, 삼성)도 12일 SK전에서 9점을 기록하며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동부의 허웅도 12일 오리온스 데뷔전에서 5점을 넣었다. 3순위 신인 정효근은 12일 KT전에서 6분을 뛰면서 리바운드 1개에 그쳤다. 워낙 동포지션에 좋은 선배가 많은 탓이었다. 하지만 언제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과연 신인왕 경쟁은 끝까지 이승현과 김지후의 2파전일까. 아니면 또 다른 신인이 가세할까. 프로농구 초반 판도에서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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