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POINT] '후반 3골'의 의미, 서울E에 포기는 없다

[챌린지 POINT] '후반 3골'의 의미, 서울E에 포기는 없다

2017.07.31. 오전 05:1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챌린지 POINT] '후반 3골'의 의미, 서울E에 포기는 없다_이미지
AD
[인터풋볼= 서울 잠실] 서재원 기자= 간절히 원했던 승리는 없었다. 그러나 서울 이랜드FC가 안산 그리너스FC전에서 보여준 후반전 3골의 의미는 여느 때보다 특별했다.

서울 이랜드는 30일 오후 7시 서울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안산과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서울 이랜드는 8경기 연속 무승(4무 4패)을 기록했고, 승점 17점으로 9위를 유지했다.

# 서울E, 안산전에 이를 간 이유

서울 이랜드의 힘든 시기가 지속됐다. 지난 5월 29일 안산 원정에서 승리한 이후 7경기 동안 3무 4패를 기록했다. 정확히 6월과 7월, 여름에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것.

모두가 지쳐갔다. 여름이 되면 좀 나아질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김병수 감독을 영입한 이후 기대감이 더 컸다. 하지만 오히려 순위는 역행했고, 팬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럴 때마다 김병수 감독은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하나씩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에겐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다. 확실한 건 최근 서울 이랜드의 경기력은 분명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결과가 없이는 주변을 설득시킬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김병수 감독을 향한 비판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더위와 함께 지쳐간 팬들도 하나둘씩 떠나갔다.

그래서 안산전 결과는 그에게 더욱 중요했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도 "오늘은 꼭 이기고 싶다"면서 "프로이기 때문에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 이제 한 번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 예상치 못한 전개...두 골이나 내준 전반

그러나 경기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다. 안산의 초반 전략이 성공적이었다. 본래 서울 이랜드의 전술은 '상대의 장점을 최소화 시키는 것'인데, 오히려 안산이 이 전략을 들고 나왔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민 수석코치도 "서울 이랜드가 잘 하는 것을 못하게 하려 했다"고 인정했다.

안산의 전략은 이랬다. 허리와 미드필드진에 많은 선수를 배치했다. 수비시에는 최전방 라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를 밑으로 내렸다. 그러다 보니 서울 이랜드가 추구하는 빌드업을 통한 패싱 플레이가 나올 틈이 없었다.

서울 이랜드는 안산의 역습 하나 하나에 무너졌다. 선제골부터 그랬다. 전반 7분 골키퍼가 길게 찬 공을 라울이 잡았고, 약 다섯 번의 터치 끝에 슈팅했다. 첫 슈팅은 김영광이 막았지만, 두 번째 슈팅까지는 막아내기에 버거웠다.

두 번째 실점도 역습에서 나왔다. 이는 서울 이랜드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부정확한 롱볼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안산의 빼곡한 수비를 대비해 빌드업 방법을 바꿨는데, 이 부분이 화근이었다. 전반 44분 패스 미스로 인해 공격권을 빼앗겼고, 라울이 선제골과 비슷한 위치에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 포기하지 않는 서울E, 후반 3골의 의미

0-2 스코어. 전반이었지만 사실상 승부의 추는 안산으로 확실히 기울었다. 경기장에 모인 서울 이랜드의 팬들도 늘 그랬던 것처럼 패배를 직감했다. 원정 응원을 온 안산 서포터의 목소리만 커져갔다.

허나 서울 이랜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꼭 승리하고 싶다"는 것은 김병수 감독의 생각만이 아니었다. 선수단 모두가 지긋지긋한 무승의 흐름을 끊고 싶어 했고,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길 희망했다. 경기 후 만난 아츠키-토모키 형제도 분노를 표했는데, 그 분노 속에는 이 '승리 의지'에 있었다.

후반 4분 만에 터진 알렉스의 만회골 이후 서울 이랜드는 매섭게 안산을 몰아쳤다. 정말 열심히 뛰었다. 경기장 위 11명 모두가 앞만 보고 달렸다. 그 과정에서 후반 16분 김창욱의 동점골이 터졌다. 다소 행운이 따르긴 했지만, 집념이 만든 골이었다.

이후 모든 게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후반 20분엔 교체 투입된 명준재가 역전골까지 성공시켰다. 후방에서 올려준 정확한 패스와 그의 빠른 스피드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명준재는 득점 이후 몇몇 팬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서울 이랜드와 팬들이 다시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이 16분 만에 나온 세 골의 의미는 특별했다. 서울 이랜드가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팀임을 증명할 수 있었기 때문. 경기 후 김병수 감독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에 고마움을 표했다. 또 이는 그가 언젠간 완성시키고 싶은 서울 이랜드의 모습이었다.

물론 승리의 여신은 아직 서울 이랜드의 편이 아니었다. 후반 28분에 터진 박준희의 헤딩 동점골로 경기는 3-3으로 종료됐다. 그럼에도 경기 후 곳곳에서 김병수 감독의 이름을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병수 감독의 퇴장에 대한 울분이 섞여있긴 했지만, 이는 분명 포기하지 않는 서울 이랜드의 플레이가 낳은 결과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