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STAR] 상주 수문장 유상훈, 서울 울린 '친정 방문'

[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최한결 기자= 상대 유니폼을 입고 친정에 방문한 유상훈이 FC서울을 울렸다.

상주는 25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6라운드 서울 원정에서 김호남의 극적인 골로 2-1로 이겼다.

이날 상주의 선발 명단에는 유상훈이 눈에 띄었다. 유상훈은 원래 서울 소속이지만,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상주로 임대돼 있는 상황이다. 이날 경기를 통해 다른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친정에 방문하게 된 것이다.

예상을 벗어난 선택이었다. 이번 시즌 상주는 오승훈이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었고, 유상훈은 단 두 경기를 나섰다. 하지만 상주의 김태완 감독은 서울전에서 유상훈을 깜짝 선발로 투입했다.

김태완 감독의 승부수였다. 경기에 앞서 김태완 감독은 "오승훈이 전역하면 9월 이후부터는 어차피 유상훈이 경기에 나서야 한다"면서 "선발로 내보낼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마침 상대가 서울이고 동기부여 차원에서 좋을 것 같았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유상훈은 친정에서 편안한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전, 서울의 진영으로 넘어가 양한빈과 이야기를 나눴고 서울 서포터스는 유상훈을 향해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 시즌까지 든든하게 활약해준 유상훈을 향한 응원이었다.

유상훈은 친정 팬들 앞에서 변하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전반 36분에 내준 선제골이 아쉽긴 했지만, 후반 들어 선방쇼가 펼쳐졌다. 서울은 후반 15분 윤승원 대신 데얀을 넣으며 공격에 무게를 뒀다.

여기서 유상훈의 맹활약이 빛났다. 유상훈은 후반 20분 데얀의 첫 슈팅을 안정적으로 잡아냈고 이어 2분 뒤, 데얀의 깜짝 중거리 슈팅을 안정적으로 쳐냈다. 후반 28분에는 윤일록의 강한 슛을 환상적인 슈퍼 세이브로 한 골을 막았다.

결국 서울의 공격진은 마지막까지 유상훈을 뚫지 못했다. 그리고 상주는 후반 6분 황순민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호남의 극적인 골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상대 유니폼을 입고 친정에 방문한 유상훈의 선방에 서울 팬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