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메모] 뜨거웠던 상암벌, '붉은 함성'으로 가득했다

[현장 메모] 뜨거웠던 상암벌, '붉은 함성'으로 가득했다

2016.09.01. 오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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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유지선 기자=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함성이 상암벌을 가득 매웠다. 원정석을 가득 채운 중국 팬들의 열정도 대단했지만, 관중석 3면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함성이 중국전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 본선행을 향해 귀중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경기 전부터 양 팀의 뜨거운 응원전이 예고됐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지만, 중국 팬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7월 대한축구협회에 입장권 4만 장을 요구했고, 결과적으로 1만 5천장을 할당 받았다. 현장에서 판매되는 표까지 더해지면 최소 2만 명 이상의 중국 팬들이 관중석을 매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경기장 분위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중국 응원단이 경기 시작 전부터 삼삼오오 경기장 주변에 모여들었고, 원정 응원석을 가득 매웠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안방 분위기'를 호락호락 내주지 않았다. 붉은 색 티셔츠를 입은 팬들이 나머지 관중석 3면을 가득 채웠고, 한국 축구팬들의 함성이 중국 응원단을 완전히 압도한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A매치를 통틀어 보더라도 이정도의 분위기는 쉽게 느끼지 못했을 정도였다.

관중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에 그라운드 위 선수들도 화끈한 골로 보답했다. 전반 20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찬 날카로운 프리킥이 상대 선수의 자책골로 이어지며 선제골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의 골망의 출렁이자, 관중석에서도 우레와 같은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국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8분 이청용이 왼쪽 측면에서 지동원이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20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구자철이 깔끔한 마무리로 한 골을 더했다.

'짜요'를 외치던 중국 응원단의 함성소리도 점점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격도 매서웠다. 이후 중국이 두 골을 따라 붙으면서부터는 경기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무려 51,238명이 팬들이 관중석에 자리했다. 태극전사가 울린 기분 좋은 승전보도 값졌지만, 관중석을 가득 매운 팬들의 우렁찬 울림은 모두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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