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의 폭풍드리블..."늦게 들어가 운 좋았다"

차두리의 폭풍드리블..."늦게 들어가 운 좋았다"

2015.01.24. 오전 09: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차두리의 폭풍드리블..."늦게 들어가 운 좋았다"_이미지
AD


[OSEN=시드니(호주), 이균재 기자] 한국 나이로 36살의 나이가 무색한 활약에 겸손하기까지 하다. '차미네이터' 차두리(FC서울)의 이야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시드니 ANZ 스타디움서 이라크와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2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8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물리쳤다. 차두리의 불꽃 질주가 빛났다. 연장 후반 우측면을 헤집은 뒤 칼날 크로스로 손흥민의 쐐기골을 도왔다. 그의 폭풍드리블은 뜨거운 감자였다. 팬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승선 좌절에 대한 의문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에 대한 진심 어린 바람으로까지 이어졌다.

대표팀은 23일 멜버른서 시드니로 이동했다. 기체 결함으로 멜버른 회항을 한 끝에 어렵사리 시드니 땅을 밟았다. 공항 한 켠에서 차두리를 만났다. 진땀을 뺐지만 특유의 밝은 미소는 여전했다. "잠을 안 자고 있어 비행기가 잘못 된 걸 알고 있었다. 기내에서 얘기해 주더라."

기량이 출중한 선수는 많다. 겸손을 같이 겸비한 이는 드물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승부의 세계에서는 이런 선수들이 대게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다. 차두리도 이에 해당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가 밝힌 폭풍드리블 비결은 간단했다. "늦게 들어가서 운이 좋았다. 90분을 다 치르고 연장전을 치렀으니...(웃음)"

차두리의 경험은 슈틸리케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최고참이다. 가장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10년 넘게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었다. A매치 73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2002 한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했다. 아시안컵도 2004,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참가다.

차두리가 말하는 경험의 힘은 이렇다. "힘들다는 게 경기장 안에서 힘들다기보다는 지금처럼 경기가 많아지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 경기는 상관없지만 연달아 두 세 경기를 했을 때 체력적 부담을 느끼면 경기력이 떨어진다. 젊었을 땐 빨리 회복했는데 토너먼트의 모든 경기를 100% 잘 할 수 없다. 어느 선수가 최대한 70~80%를 계속 보여주느냐의 싸움이다. 우즈벡전 같은 경우는 다음 경기에 부담을 느낀다. 경험으로 커버할 수밖에 없다. 회복이 더딘데 3일 뒤 경기를 하는 것은 베테랑 선수들이 토너먼트서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다. 토너먼트는 한 순간 실수로 경기가 결정되는데 그 때 경험이 작용해야 한다."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