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 김성근-김용희, 노장들의 트렌드 주도

‘대조’ 김성근-김용희, 노장들의 트렌드 주도

2015.02.28.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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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키나와, 김태우 기자] 젊음이 우대받는 시대다. 프로야구 감독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40대의 패기와 명석한 분석력을 앞세운 젊은 감독들이 확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노장축에 속하는 김성근(73) 한화 감독과 김용희(60) SK 감독의 행보가 화제다. ‘노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접근법은 사뭇 다르다.

감독의 성향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란 쉽지 않다. 옳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굳이 나누자면 KBO 리그에서 두 감독의 성향은 끝과 끝에 있다. 김성근 감독은 팀을 주도해 나가는 스타일이다. 훈련 일정도 꼼꼼하게 챙긴다. 직접 펑고 배트를 들고 선수들을 독려한다. 강한 카리스마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강훈련은 이미 한국야구에서 대명사가 됐다. 하위권 팀을 맡았던 상황도 고려해야겠지만 SK 왕조 시절에도 김 감독의 훈련량은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이와 비교하자면 김용희 감독은 팀을 뒤에서 미는 스타일이다. 상당 부분을 선수들 자율에 맡긴다. 코칭스태프가 주도하는 야구는 김 감독의 지론과 다소 거리가 있다. 김 감독이 주창한 이른바 ‘시스템 야구’는 이 결정판이다. 김 감독은 “감독은 일시적이지만 팀은 영원하다. 팀 스타일은 계속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훈련량이 타 팀에 비해 적은 것은 아니지만 강도보다는 효율을 중시한다. 대신 자신이 세워둔 ‘One Team’의 원칙에서 벗어나면 가차 없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할 만하다.

훈련 일정을 보면 두 감독의 성향은 극명하게 나타난다. 한화는 이번 캠프 내내 강훈련으로 화제가 됐다. 말 그대로 쉴새 없이 훈련을 했다. 선수들이 한계를 뛰어넘는 정신력을 갖추길 바랐다. 캠프를 사흘 연장한 것에서도 김 감독의 스타일이 묻어난다. 반면 SK의 훈련 시간은 조금 짧은 축에 속한다. 야간훈련을 하지 않는 날도 더러 있다. 휴식일은 24시간 자유다. 두 팀의 전력, 선수단 구성도 고려해야겠지만 대비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서로 걸어온 환경이 달랐고 서로 영향을 받은 환경도 달랐다. 또 굳이 나누자면, 김성근 감독은 일본식에, 김용희 감독은 미국식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승리’와 ‘팀’에 대한 가치는 같지만 그 가치를 향해 걸어가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이 시점에서 누가 옳은지, 어느 것이 더 나은 방법인지를 재단하기는 어렵다. 현재 기대치에 대비한 시즌 뒤 성적이 이를 말해줄 뿐이다.

다만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젊음’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났던 노장 감독들의 가치가 재조명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많을수록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뭔가의 ‘변화’와 ‘혁신’은 젊은 사람들이 주도해 나간다는 선입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두 감독의 성공 여부는 향후 KBO 리그의 감독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베테랑 감독들은 젊은 감독들에 비해 경험과 연륜이 풍부하다. 젊은 감독들이 장점으로 뽑는 부분까지 파고들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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