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재료...06 SK vs 14 한화

김성근의 재료...06 SK vs 14 한화

2014.10.27. 오전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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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재료가 좋아야 좋은 요리가 나온다. 야구판도 마찬가지다. 감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인물이 아니다. 주어진 선수를 적재적소에 기용,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좋은 감독은 숨은 잠재력까지 끄집어내 선수의 기량을 한 단계 높여준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이 분야에 가장 정통한 인물이 바로 김성근(72) 감독이다. 2011년 이후 3년 동안 1군 프로야구에서 떠나 있었던 김 감독이지만 감독 자리가 빌 때마다 계속해서 하마평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3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가는 팀마다 성과를 냈었다. 지도자 생활 초기였던 OB와 삼성, 태평양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만년 꼴찌팀이었던 쌍방울 감독으로 취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LG를 맡아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고 삼성과 혈전을 벌이며 ‘야신’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2007년에는 SK 감독으로 취임해 창단 첫 우승을 포함 3번의 우승을 거두며 대한민국 최고 명장 반열에 올랐다.


한화 팬들은 김성근 감독 부임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최근 6년 중 5년이나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 팬들은 이제 ‘보살’이라는 별명까지 거부하며 독수리의 비상을 소망한다. 당장 내년 4강 이야기부터 우승까지 이야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한화는 내년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김성근 감독이 다듬게 될 ‘원석’을 비교해보면 된다. 그가 부임하기 직전인 2006년 SK 와이번스, 그리고 올해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성적을 확인 해보자.


2006년 SK는 세대교체가 한창이었다. 최종성적은 6위(60승 65패)였지만 미래를 본 해였다. SK 왕조의 일원인 김강민과 박재상, 정근우, 최정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2005년 31경기에만 출전했던 박재상은 2006년 65경기에 나서면서 잠재력을 보여줬고 김강민도 2006년 92경기에 출전하면서 주전 외야수 자리를 굳혔다. 마찬가지로 최정도 2005년 45경기 출전에서 2006년 92경기 출전으로 늘었고 홈런 12개로 미래를 보여줬고, 정근우는 2005년 52경기 타율 1할9푼3리에서 2006년 120경기 타율 2할8푼4리 8홈런 42타점 45도루로 급성장했다.


마운드에서는 송은범이 25경기에 출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4.55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고 윤길현은 선발로 꾸준히 활약, 5승 9패에 그쳤지만 140.2이닝 투구에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정우람은 무려 82경기에 출전, 최고의 좌완불펜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고 정대현과 채병용, 이영욱, 조웅천 모두 건재했다.


그렇다면 올해 한화 전력을 보자. 한화는 올해 성적 최하위(49승 77패 2무), 팀 득점 최하위(619점, 경기당 4.83점),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6.35)로 불명예 3관왕이었다. 그렇지만 개인 성적과 선수 구성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팀 타율은 최하위지만 한화 타선은 강력하다. 타격 2위(.365) 김태균이 건재한 가운데 공수를 겸비한 피에가 있다. 송광민(.316)과 김경언(.313)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3할을 넘겼다. 정근우는 타율 3할에 실패(.295)했지만 내야를 진두지휘했고 이용규는 완전치 않은 몸 상태에도 분전했다. 최진행과 김태완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은 내년을 기약하고 있으며 조인성과 정범모가 안방을 지켰다. 장운호와 김회성, 강경학 등 유망주들도 경험을 쌓았다.


한화 마운드에는 매력적인 자원들이 풍부하다. 김성근 감독도 과거 “한화에 10승 투수만 있다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올해 한화 마운드에는 이태양이라는 신성이 등장했다. 여기에 유창식, 송창현 등 향후 10승투수가 될 가능성을 갖춘 재목은 충분하다. 이들 세 명이 선발투수로 자리 잡는다면 나머지 두 자리는 외국인투수로 채우면 된다. 불펜 3인방인 안영명과 윤규진, 박정진 역시 건재하고 최영환, 윤근영, 정대훈 등도 김성근 감독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모 감독은 김성근 감독의 행방이 전해지기 전 사석에서 “내년 한화는 반드시 도약할 팀이다. 오랜 시간 하위권에 그치면서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많이 모였고, 이제는 올라갈 때도 됐다. 내가 만약 김성근 감독이라면 KIA보다는 한화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한화에도 가능성 넘치는 선수들이 가득하다. 그렇기에 김성근 감독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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