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이하' 서건창의 위대한 도전

'평균 연봉 이하' 서건창의 위대한 도전

2014.10.14. 오전 06:2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평균 연봉 이하' 서건창의 위대한 도전_이미지
AD


[OSEN=고유라 기자] 우리나라 국민이 사랑하는 TV 프로그램 단골 1위인 '무한도전'의 슬로건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 남자들의 무모한 도전'이다.

외모도 능력도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소와의 줄다리기부터 시작해 에어로빅, 조정 등 다양한 상황에 도전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줬다. 그리고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평균 이하'의 서건창(25, 넥센 히어로즈)이 매일 '무한도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서건창은 직전 연봉(7700만원)에서 1600만원(21%) 오른 93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서건창은 지난해 발목 부상에 발목 잡히면서 86경기 출장에 그쳤고 2할6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복귀 이후 활발한 타격감으로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그의 팀내 존재감에 비해 억대 연봉 실패는 조금 아쉬웠다.

공교롭게도 올해 프로야구는 총 471명의 선수가 총액 507억4500만원을 받으며 처음으로 평균 연봉 1억(약 1억774만원) 시대를 열었다. 1인당 편차가 큰 프로 세계지만 평균 연봉이 그만큼 올랐다는 것은 고액 연봉자가 많아졌다는 뜻. 그런데 그 평균 연봉에도 미치지 못한 서건창이 올해 '미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서건창은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회 김병현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 안타로 서건창은 시즌 197안타를 기록, 종전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이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안타(196개)를 뛰어넘어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안타 3개를 추가하면 프로야구 역대 최초 단일 시즌 200안타를 기록하게 된다.

서건창은 지난 11일 문학 SK전에서 129득점 째를 기록하며 1999년 이승엽의 128득점을 넘어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 서건창이 새로 세웠거나 곧 작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록은 최초 시즌 200안타, 최다 안타, 최다 득점, 최다 3루타, 최다 멀티 히트, 최초 안타-2루타-3루타 석권 등이다.

지금 그는 기록 제조기가 됐지만 그는 고작 2년 전만 해도 최저 연봉인 2400만원을 받던 선수였다. 2012년 개막 엔트리 진입에 긴장했고 신인왕 수상에 눈시울이 붉어졌으며 3할을 넘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스스로 세상 어디에도 없던 타격폼을 만들고 그 폼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익힐 만큼 노력해온 끝에 서서히 성장해왔다.

대학 포기와 2번의 신고 선수 입단, 현역 입대 등 그의 눈물겨운 스토리를 입증하는 단어는 많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평균 연봉에 미치지 못하는 커리어의 선수다. 그래서 올 시즌 서건창이 써나가는 이야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기적'의 의미를 갖고 있다.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