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리포트] 이창동·봉준호 감독, 외신이 택한 韓영화인 1위

[칸영화제 리포트] 이창동·봉준호 감독, 외신이 택한 韓영화인 1위

2018.06.22.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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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의 차별화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칸에서 열린 제71회 칸영화제를 방문한 외신 기자와 해외 영화관계자 등을 직접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이 생각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은 누구일까요?

칸영화제를 찾은 외신 기자, 영화계 관계자 등 총 20명을 대상으로 한국 영화계 영향력 있는 사람(감독, 배우 포함, 중복 투표 가능)을 물었다. 영화 '버닝'으로 올해 칸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과 지난해 '옥자'로 칸영화제를 방문한 봉준호 감독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박찬욱 감독과 김기덕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홍상수 감독, 김지운 감독, 윤종빈 감독, 송강호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이창동·봉준호 감독 (1위)

'시' 이후 무려 8년 만에 내놓은 '버닝'으로 당당하게 칸에 입성한 이창동 감독이 1위를 차지했다. Cinechronicle의 가스 나탈리(GASSA NATALIE) 기자는 이 감독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영향력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닝'은 칸영화제에 상영작 중에서도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공식 상영회 이후 '버닝'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칸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하며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고 했다.

마이크 굿리지 마카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진정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창동은 최고의 연출력으로 세 명의 배우들로부터 최고의 연기를 이끌어내어 관객들로 하여금 흥분되고, 심장이 멈출 듯한 경험을 안겨줬다"고 한 뒤 "'버닝'은 위험하면서도 아름다운, 쇼킹하면서도 놀라운 영화"라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육식에 대한 화두를 던진 '옥자'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이름도 수차례 나왔다. 영화 '괴물' '살인의 추억' '마더' 등 작품 속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줄곧 담아온 그는 이창동 감독만큼이나 명성이 높았다. EIGA.COM의 쿠리코 사토(KURIKO SATO) 기자는 "일본에서 봉준호는 '도쿄!'라는 옴니버스 영화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그의 작품인 '괴물'과 '옥자' 등의 반응이 좋았다. 그만큼 일본 사람들도 봉준호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창동, 봉준호, 임상수, 김기덕, 박찬욱 감독을 영향력 있는 한국 영화인으로 꼽은 FKOFF(FLORENCE KOREA FILM FEST) 리까르도 젤리(RICCARDO GELLI) 감독은 그들에 대해 "굉장히 한국적 특색이 묻어나는 영화를 만든다"며 "감독의 이름은 몰라도 그 스타일을 보면 누가 만든 건지 알 수 있다. 해당 감독만의 특색에 잘 묻어난다"고 설명했다.

◇ 박찬욱·김기덕 감독 (2위)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심사위원 대상)와 '박쥐'(심사위원상)로 칸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다. 최근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일고 있는 김기덕 감독은 '아리랑'(주목할만한시선)으로 상을 받았다. 세계 영화제가 두 감독의 작품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칸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김기덕, 박찬욱, 홍상수 감독을 꼽은 러시아 외신인 코무타스(kornutasms)는 그들에 대해 "한국의 저명한 영화감독 중에서도 눈에 띈다"면서 "그들의 작품에는 영화를 보는 독특한 관점과 이해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 영화에 대해서는 "수준이 높다. 각 영화 시장은 능력과 재능을 겸비한 작가, 배우, 음악인들을 필요로 한다. 한국 영화는 이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것이 굉장히 매력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빈센트 레그로스(VINCENT LEGROS)는 "박찬욱의 영화는 굉장히 강렬하다. 기술적으로도 완벽하다"고 극찬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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