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작품을 계속해야 배우죠"...성동일이 멈추지 않는 이유

[Y터뷰] "작품을 계속해야 배우죠"...성동일이 멈추지 않는 이유

2018.06.09.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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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작품을 계속해야 배우죠"...성동일이 멈추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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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잡는다'를 찍을 때 백윤식 선배님이 저한테 '연기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해주더라고요. 나이 50에 말이에요.(일동 웃음) 당연히 기분 좋았죠. 연기도 많이 해야지 늘어요."

성동일은 대표적인 '다작'(多作) 배우다. 꽉 채운 필모그래피가 이를 말해준다. 드라마와 영화, 주연과 조연, 우정출연을 넘나든다. "수 억짜리 슈퍼카를 가져도 운전을 안 하면 못 쓴다"면서 "학생은 공부를 하고, 직장인은 회사를 다닌다. 연기자는 연기를 해야 한다. 작품을 계속해야지 배우다"고 하는 성동일의 목소리가 꽤나 단단했다.

"놀고 있는 후배들한테 '노니까 작품을 고른다'고 말하기도 해요. 연기를 해야지 대사도 더 잘 외워지고 잘할 수 있죠. 작품도 안 하면서 연기를 고민하는 건, 공부 안하고 서울대 가기를 바라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배우도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죠."

출연하는 작품이 많은 만큼, 역할도 변화무쌍하다. 최근 종영한 tvN '라이브'를 통해 지구대장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현재 방영중인 JTBC '미스 함무라비'에서는 부장판사를 연기하고 있다. 앞서 개봉한 '레슬러'에서 윗집 아저씨로 코믹 본능을 뽐냈던 그는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 제작 크리픽쳐스)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광역수사대 전설적인 형사 출신에서 탐정사무소를 개업하고 사건을 의뢰받기 위해 노력하는 '초짜 탐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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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봉한 '탐정: 더 비기닝'에서 이어지는 작품으로 성동일은 다시 한 번 권상우와 의기투합했다. 이번에는 이광수까지 합류, 트리플 수사 공조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책임진다. 성동일은 권상우와 이광수가 뛰어 놀 수 있게 판을 깔아줬다고 했다. "이번에는 중심을 잡고, 눌러주고, 끌고 가려고 했다"던 그는 "1편 때보다 애드리브를 자제했다. 나까지 뛰놀면 3편을 못 갈 것 같더라"고 웃었다. '탐정: 더 비기닝'의 누적관객수 262만명이다. 물론 높은 수치지만 시즌2를 기대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1편 개봉 첫 날에 5만 관객이 들었어요. 곧바로 산소 호흡기 떼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죠. 다행히 260만 이상까지 관객이 갔어요. 배급을 맡았던 CJ엔터테인먼트에서도 그런 데이터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쉬움이 컸어요. 그래서 2편까지 함께 한 겁니다. 작품은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죠. 솔직히 전 작품에 대한 애착보다 같이 한 사람에 대한 애착이 커요. '탐정'은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똘똘 뭉쳤었죠."

[Y터뷰] "작품을 계속해야 배우죠"...성동일이 멈추지 않는 이유

'탐정: 리턴즈'에 대한 성동일의 만족감은 높아 보였다. 본인이 욕심냈던 신(scen)이 통편집당했지만 기분이 좋았단다. 그는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으로 봤는데, 편집을 잘했더라. 영화가 잘 나왔다. 돈을 내는 분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했다.

"제가 김용화 감독이나 신원호 PD랑 잘 맞아요. 재미를 추구하는 면에서요.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은 맞지 않아요. 10명이 있는데 7~8명이 이해 못하는 걸 찍고 그걸 이해시키려고 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물론 소수의 관객도 중요하죠. 그러면 연극을 하는 게 낫죠. 대중영화를 찍는다면 거기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게 맞죠. 굳이 '똥폼' 잡을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물론 장르가 적은 것도 문제예요. 돈 버는 영화 위주로 가니까요. 그런 면에선 솔직해질 필요도 있죠."

1991년 SBS 1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했다. 28년간 쉼 없이 달렸다. 성동일은 그런 본인을 '기술자'라고 표현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수학도 못 가르치지만, 연기는 달라요. 답은 알지만 그걸 모른 척하고 해야 되는 게 연기죠. 슬픈 장면에서 뻔뻔하게 슬픔을 표현해야 됩니다. '추노' 때 배운 게 있어요. 그때 맡았던 천지호 역할이 '인간쓰레기'였지만, 그 인물을 정이 가는 놈으로 만드려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신 안에서 웃기다가 울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죠. 그때 배우는 좀 간사해도 되겠다 싶었던 거죠."

[Y터뷰] "작품을 계속해야 배우죠"...성동일이 멈추지 않는 이유

성동일은 '사람'을 중요시한다. 수많은 우정출연도 그 사람들 때문이었다. "작품이 아닌 사람을 사고 싶다"가 그의 진심이었다.

"(우정출연을 할 때) 배역을 보지는 않아요. 현장을 즐기고 싶거든요. '신과함께2'도 출연했는데 나주에 가서 한 신 찍고 올라왔어요. 도저히 스케줄이 안 됐는데, (김용화 감독이) 저 때문에 없던 배역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출연료는 술이었죠. 우리 집사람도 제가 사람 만나서 술 마시는 게 유일한 스포츠라는 걸 알거든요.(웃음)"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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