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결혼하고 싶다"…'오작두' 후 유이에게 생긴 일

[Y터뷰①] "결혼하고 싶다"…'오작두' 후 유이에게 생긴 일

2018.05.26. 오전 0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①] "결혼하고 싶다"…'오작두' 후 유이에게 생긴 일
AD
"'데릴남편 오작두'가 사람 하나 살렸죠. 제게도 힐링을 그 자체였습니다."

배우 유이에게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는 작품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유이는 "사람 하나 살린 작품"이라면서 "촬영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돌이켰다. 그래서일까. 질문에 대답하는 말 한마디마다 작품을 향한 진한 애정이 묻어났다.

지난 19일 종영한 '데릴남편 오작두'(연출 유윤경, 극본 백호민)는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직장여성이 데릴남편을 구해 가짜 유부녀 생활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주말극은 막장이라는 편견에 맞서 극적인 설정 없이도 팍팍한 현실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유이는 극 중 시청률만 보고 달리는 열혈 PD 한승주 역을 맡아 극 인기의 한 축을 담당했다. 각박한 현실에 결혼을 포기할 정도로 여유 없이 살던 한승주는 순수함을 간직한 산골남자 오작두를 만나게 되면서 삶의 진정한 행복과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된다. 유이는 그런 한승주의 당찬 모습과 사랑스러움을 본인만의 색깔로 그려내 공감을 샀다.

지난 24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로 만난 유이는 "아직 실감이 안난다"는 말로 대장정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여운이 짙은 목소리로 인터뷰를 이어 나가면서도 "아쉽기보단 시원하다"며 미소지었다.

[Y터뷰①] "결혼하고 싶다"…'오작두' 후 유이에게 생긴 일

그에게 '데릴남편 오작두'는 결코 녹록치 않은 작품이었다. 시작 전부터 두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상당했던 탓이다. 전작 '맨홀'이 거둔 저조한 성적에 개인적 고민이 깊던 시기, '데릴남편 오작두'가 찾아왔다.

"서른이 되던 작년, 고비가 왔어요. 데뷔 후 지난 1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오면서 '그래도 많이 이뤄놨겠지'하는 자만심, 일종의 보상심리가 한 켠에 있었나봐요. 정작 돌이켜봤는데 아무것도 없는 걸 보니 심적으로 무너졌죠. 그 때 '데릴남편 오작두' 대본을 봤어요. 나이만 차이나지, 정말 제 얘기인줄 알았죠."

유이에게 한승주는 특별했다. 유난히 닮은 점이 많았단다. 한승주는 유일하게 의지했던 고모의 고독사와 살인사건 목격하며 공황장애를 앓게 된 인물. 쉽사리 속을 내보이지 않은채 불안감을 안고 사는 한승주의 모습에 유이 자신이 자주 겹쳐 보였다.

"시놉시스를 보고도 승주와 저의 비슷한 모습이 많았어요. 툭 치면 무너질 것 같은 상태요.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우리 같이 힐링 받으면서 해보자'라면서 손 잡아주셨습니다. 덕분에 '승주처럼 당당히 하겠다'며 참여했죠."

[Y터뷰①] "결혼하고 싶다"…'오작두' 후 유이에게 생긴 일

고민 끝에 선택한 '데릴남편 오작두'를 마치며 그 역시 한층 성장했다. 작품 전 걱정과 우려가 무색해질 정도로 위로 받고 또 자신감을 얻었다.

"드라마를 보고 힐링했다는 분들의 반응이 힘이 됐어요. 극이 진행되면서 승주와 오작두의 호흡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생기니 용기도 얻었습니다. '작품 전 왜 스스로를 괴롭혔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김강우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하며 현장을 편안하게 만들어준 덕분에 감정을 표현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김)강우 오빠 덕분에 힐링도 받고,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어요. 유독 대사 분량이 많아 고생했는데 NG를 낼때 마다 괜찮다고 다독이며 힘을 북돋아줬죠. 오빠도 처음엔 낯을 가리시더니 어느 순간 말을 놓고 편하게 대해줬어요."

특히 가정적인 김강우를 보면서 결혼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연애보다는 일이 먼저였다면 이제는 좋은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싶다"는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어요. 계약 결혼이 주된 소재기도 하고 유독 촬영 현장에 유부남, 유부녀 선배들이 많았거든요. 오빠들이 촬영이 길어지면 농담 삼아 집에 가서 애기들 보고 싶다고 얘기를 해요.(웃음) 그 모습이 부럽더라고요. 또 지치고 힘들 때 '수고했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열음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