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st 칸 폐막①] 뚝심의 가족愛...고레에다, 황금종려상 껴안다

[71st 칸 폐막①] 뚝심의 가족愛...고레에다, 황금종려상 껴안다

2018.05.20.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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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st 칸 폐막①] 뚝심의 가족愛...고레에다, 황금종려상 껴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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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생애 첫 황금종려상을 껴안았다. 뚝심 있게 가족의 의미를 묻고, 찾으며 세상의 온기를 높여왔던 그가 올해 칸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1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1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만비키 가족'(Shoplifters)으로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그는 '만비키 가족'으로 경쟁부문에 다섯 번째로 진출한 끝에 황금종려상을 품게 됐다. 앞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아무도 모른다'(2005)로 당시 14세였던 남자주인공인 야기라 유야에게 역대 칸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다.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그간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왔다.

[71st 칸 폐막①] 뚝심의 가족愛...고레에다, 황금종려상 껴안다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도둑질로 연명하는 가족이 빈 집에 홀로 남아 있는 소녀를 가족이 맞이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만비키(万引き)는 물건을 사는 척 하면서 훔치는 좀도둑을 뜻하는 단어다. 좀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던 다섯 가족이 우연히 추위에 떠는 다섯 살 소녀를 발견하고 함께 생활한다. 언뜻 보기에 혈연으로 이뤄진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사연이 남다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그답게 이들의 모습을 따뜻하고 나긋하게, 때론 처절하고 뭉클하게 담아내며 가족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조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불법으로 연금을 탄 한 가족에 대한 뉴스를 보고 '만비키 가족'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는 트로피를 받은 뒤 "칸영화제에 참가할 때마다 영화를 제작하고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며 "영화는 대립하고 있는 사람과 사람, 멀리하는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힘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한다. 이곳에 오길 목표로 하는 젊은 영화 제작자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71st 칸 폐막①] 뚝심의 가족愛...고레에다, 황금종려상 껴안다

칸영화제에서 상영 직후 호평을 얻었던 한국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은 아쉽게도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은 '블랙클랜스맨'(감독 스파이크 리)으로 1978년 백인 우월집단 KKK단에 잠복해 비밀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했다.

감독상의 주인공은 '콜드 워'를 연출한 파벨 포리코브스키로 영화는 1950년대 냉전 시기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심사위원상은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이, 각본상은 '라자로 펠리체'(감독 알리스 로르바허)와 '쓰리 페이스'(감독 자파르 파나히)에게 돌아갔다. 무엇보다 나딘 라바키와 알리스 로르바허 감독은 경쟁부문에 진출한 3명의 여성 감독들 중 2명으로, 눈부신 저력을 보여줬다.

스마트폰 화상통화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화제를 산 장 뤽 고다르는 특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칸=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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