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Y터뷰①]니키타, 의료사고 후 "자살시도까지…" 심경 고백

[단독Y터뷰①]니키타, 의료사고 후 "자살시도까지…" 심경 고백

2018.05.12. 오전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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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Y터뷰①]니키타, 의료사고 후 "자살시도까지…" 심경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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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기획사 사무실. 늘씬한 몸매에 긴 생머리를 한 여성이 들어왔다. 가방을 내려놓고, 검은 마스크와 모자를 벗자 그제서야 얼굴 양쪽에 붙인 밴드가 눈에 들어왔다.

YTN Star는 최근 2년 전 의료사고를 고백해 화제를 모은 가수 겸 배우 니키타(본명 심성미)를 만났다. 큰 용기를 내 피해를 고백한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약속 장소는 니키타의 소속사 사무실이었다. 의료사고 이후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는 그는 인파가 많은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 그나마 가장 익숙하고 편한 장소가 회사였다.

오후 5시에 만나 시작한 대화는 자정 넘어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그동안 쌓인 마음속 응어리를 모두 꺼내놓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건 얼굴의 상처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 깊어 보였다.

[단독Y터뷰①]니키타, 의료사고 후 "자살시도까지…" 심경 고백

◆가족도 지치게 한 2년…머물 집도 없어

근황을 묻자, 니키타가 가장 먼저 보여준 건 강아지의 사진이었다. 하지만 사진 속 강아지는 이제 옆에 없다. 자주 옮겨다니는 생활을 하는 그에게 강아지를 돌보는 건 쉽지 않았고, 결국 며칠 전 분양을 보냈다.

"사고 이후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다 보니 가족과 함께 있으면 서로 싸우게 돼요. 언니, 엄마와 함께 지내기도 했지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나왔고, 독립할 형편도 되지 않아 옮겨 다니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거처를 계속 옮기는 생활을 하다 보니 강아지를 데리고 있기는 힘들었다. 결국 키우던 강아지 4마리 중 2마리를 며칠 전 다른 이에게 보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그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도 그 강아지들이다.

"직접 제 손으로 새끼를 받아 탯줄까지 자르고 내 자식처럼 길렀는데…마음이 아파요. 제가 고통받고, 자살 시도를 했을 때 강아지들이 다 알고 바짓가랑이를 물고 끌어당기더라고요. 가족이나 다름없었는데…"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며 생활하는 가운데, 병원 진료도 꾸준히 받아야 했다. 그는 사고 이후의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제가 없으면 잠들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닌 정신과가 20군데가 넘는다.

"옮겨 다니다 보니 동네마다 있는 병원은 다 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상담해주는 곳도 없었고, 소송 중이라 진단서를 끊어주는 것도 꺼려 하더라고요. 의사들의 태도에 또 상처를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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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의 자살시도…5천만 원의 빚

과거 정형외과까지 갔던 건, 수면제를 복용하고 집 안에서 방을 나오다 쓰려져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허리와 엉덩이뼈가 다쳐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상황은 악화되는 것 같았고, 그는 절망했다.

"정형외과에 입원해 재활하던 때였는데 그때 자살시도를 했어요. 약을 한꺼번에 입에 털어 넣었죠. 약이 몸에 다 흡수돼서 정말 괴롭더라고요. 이후에 위궤양도 생겼어요. 그 이후에도 시도는 몇 번 더 했어요."

하지만 그가 삶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 때문이었다. 수면제를 한꺼번에 먹고 병원에 실려간 딸의모습을 보고 엄마는 충격받았고, 그 모습을 보며 수면제도 한때 독하게 끊었다.

"제가 사고 이후에 힘들어서 그냥 포기했던 걸로만 아는 분들이 있는데, 아니에요. 생활비를 벌기 위해 1년 전쯤엔 조그만 회사에 취직도 했었고, 물건을 만들어 팔기도 했었고, 일어나려고 여러 번 노력했었는데…"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질문하자 그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현재 그는 5천만 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 활동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치료비, 소송비가 필요해 대출을 받았다. 높은 금리에 돈을 빌려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

"회사에게도, 가족에게도 갚아야 할 빚이 많아요. 소송도 2년째 진행 중인데 솔직히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젠 그냥 빨리 받아서 주변에 진 빚을 갚고 싶은 마음도 들어요. 왜…왜 이렇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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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미나 7월 결혼…웨딩 촬영 함께해

니키타가 의료사고를 낸 병원의 의사 2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은 조정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최종 판결만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조정 결과에 대해 양측 모두 인정하지 않으면 재판은 또 다시 이어질 수 있다.

"미나 언니가 7월에 결혼하는데, 그전에 저도 개인적으로 법적 공방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언니는 항상 제가 필요한 게 있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도와주려고 해요. 최근 웨딩촬영도 함께 했어요."

하지만 들러리로 나선 웨딩촬영 역시 쉽지 않았다. 웨딩촬영 전날 밤, 니키타가 수면제를 복용하고 방을 나오다 왼쪽 얼굴을 벽에 크게 부딪힌 것. 상처가 생긴 건 물론 촬영 당일 왼쪽 뺨이 퉁퉁 부었다.

"공교롭게도 과거 의료사고로 생긴 화상 흉터 근처에 상처를 입어서 살색 밴드를 붙였어요. 웨딩촬영 당일 언니가 걱정할까 봐 오히려 더 밝게 촬영했던 것 같은데 그 모습을 보고 언니가 또 걱정하더라고요."

첫째 언니 미나는 혼인신고를 마친 류필립과 7월 결혼한다. 언니와 형부의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이 크지만, 당장 결혼식에 어떻게 참석할지 걱정도 크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미나 언니도 필립 형부도 정말 착해요. 형부는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성숙하고, 책임감 강하고요. 그런데 저는 반창고가 없으면 안 되고, 반창고를 보면 '왜 다쳤냐', '왜 붙였냐'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게 상처에요. 결혼식 얼마 안 남았는데…걱정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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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 조정 절차…"상처받은 분들 위한 강의 할 것"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주일 중에 유일하게 행복한 날은 화요일이다. 그는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연기를 가르치고 했다. 학생들을 만나는 시간이 가장 힐링된다고.

"이제 2학기 째에 접어들었어요. 20명 정도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수업을 위해 정말 준비를 많이 해요. 책도 많이 읽고 공부하는데, 학생들을 보며 제가 배우는 점도 많아요."

그의 최종 목표 역시 교수가 되는 것. 이를 위해 니키타는 먼저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물론 모든 것은 법적 공방이 마무리된 이후 나중 일이다. 응원하는 이들을 위해 끝까지 힘을 낼 계획이다.

"법정에서 의사는 만나지 못했고, 의료사고 고백 이후에도 사과는 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제가 끝까지 힘을 내야죠. 나중엔 제가 버티고 일어났던 과정을, 상처받은 분들을 위한 강의에서 말쓰드리고 싶어요."

방송 재개의 꿈도 놓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허스키한 보이스의 래퍼로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안도 받았었고, 보이시한 이미지로 중화권에서 러브콜도 받았던 그다. 앞으로 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은 진행 중이다.

"제가 방송 재기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국내는 물론 중국 활동 기회가 다시 올 때를 대비해 중국어 공부, 안무 연습 모두 소홀히 하지 않고 있어요. 원래부터 도라에몽 캐릭터를 좋아했었고, 밝은 성격이었기 때문에 다친 이후에도 캐릭터 밴드를 붙이고 다니는데, 어떤가요? 부디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라요."

▶[단독Y터뷰②]니키타 "한예슬 부러웠다…의료사고는 슈퍼 을"로 이어집니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 (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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