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지금 위치, 운 아냐"...강동원이 밝힌 '롱런'의 비밀

[Y터뷰] "지금 위치, 운 아냐"...강동원이 밝힌 '롱런'의 비밀

2018.02.25. 오전 07: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 "지금 위치, 운 아냐"...강동원이 밝힌 '롱런'의 비밀
AD
"제 무기요? 그동안 정말 성실히 살았어요. 그저 운 좋아서 잘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이 부분을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웃음)"

매년 작품으로 빼곡히 채운 필모그래피가 그 말을 증명했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데뷔 이후 공백을 두지 않았다. 꽃미모를 이용한 자기 복제도 없었다. 초능력자('초능력자'), 사형수('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기꾼('검사외전')까지, 그는 늘 다른 옷을 입고 대중 앞에 나타났다. 이를 위해 경력 10년 차, 작품으로는 영화 '전우치'까지 연기 선생님을 두고 부족함을 점검해온 배우, 강동원이다.

그래서일까. 강동원은 영화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제작 영화사 집)에서 모범시민 표창을 받을 정도로 성실히 살아온 건우와 실제로도 꽤나 닮아 있었다. 비범한 외모가 평범한 택배 기사를 하기에 다소 이질적이라는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극중 "조금은 손해 보고 살면 어떠냐"는 건우의 대사는 평소 강동원이 자주 하는 말이라고.

[Y터뷰] "지금 위치, 운 아냐"...강동원이 밝힌 '롱런'의 비밀

물론 물음표도 함께 따랐다. 잘생김의 대명사인 그가 대놓고 평범함을 표방한다니. 강동원 역시 그 우려를 알았기에 그저 택배 유니폼을 입은 채 내는 흉내로 비치지 않길 바랐다. 운동 없이 7kg을 찌우고 덥수룩한 파마를 소화한 외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외모에 신경을 썼다면 그동안 하지 않았을 역할이 더 많았겠죠. 부담은 없었어요. 제작사에서도 제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 건우를 제안하지 않았을까요. 또 처음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역할도 결국엔 나름의 색으로 소화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골든슬럼버'가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강동원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7년 전 처음 원작 소설을 접한 뒤 영화 제작을 제안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이 거대 권력에 맞서는 일련의 과정은 단숨에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홀로 멋지게 위기를 극복하는 시민 영웅이 아닌, 주변의 도움으로 살아남는 휴머니즘이 그의 가슴 깊은 곳을 건드렸다.

"한 사람이 어떤 프레임이 씌워져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버리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사실 그런 일들이 실제로 (사회에) 일어났잖아요.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고요. 이런 이야기들을 한 번쯤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Y터뷰] "지금 위치, 운 아냐"...강동원이 밝힌 '롱런'의 비밀

공교롭게도 지난해 '1987'에 이어 '골든슬럼버'까지 최근 출연작이 연이어 권력에 대항하는 소시민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속사정이 있다. 원작 소설 '골든슬럼버'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예정보다 개봉 날짜가 미뤄졌기 때문. 이를 감안하더라도 작품 선택에 있어 그의 행보는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강동원은 "의도한 건 아니다. 던져볼 메시지가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라면서 "'그놈 목소리'도 던지는 메시지가 있었기에 목소리 밖에 안 나오더라도 출연했다. 경험이 쌓인 만큼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답했다.

영화 속 담긴 메시지. 이는 배우 강동원에게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10년간 동고동락한 연기 선생님으로부터 하산했다. 이날 강동원은 '전우치'(2010)때 까지만 해도 연기 선생님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선생님한테 연기를 배우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연기, 그리고 메시지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둔다고 말했더니 먼저 하산한 제자는 처음이라고 하셨어요.(웃음) 저처럼 오래 배웠던 사람도 없었다고 하시면서...그날 선생님이랑 술 한잔 했는데, 결국 둘 다 울었죠.”

[Y터뷰] "지금 위치, 운 아냐"...강동원이 밝힌 '롱런'의 비밀

배우가 명성을 얻은 후에도 연기 선생님을 찾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자만하기 보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온 그다. 다사다난한 연예계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무기로도 그는 '성실함'을 꼽았다.

"대학교 시절 휴학하고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물론, 주변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헛바람 불었냐는 반응도 있었고. 그래도 대학교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 회사원으로 살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때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정말 성실히 살았습니다."

성실함은 그를 매순간 도전으로 이끌었고 할리우드로 무대를 넓혔다. 최근 미국 재난영화 '쓰나미 LA' 출연을 확정한 것. 영어 공부와 오디션을 보며 오래 전부터 진출을 준비해왔단다. 현재 촬영 중인 '인랑'이 끝나는 3월쯤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부담이 없진 않아요. 한국 배우로서 참여하는 것이니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죠. 제작 시스템은 한국과 다르겠지만, 배울 건 배우고 공유할 건 해가며 적응하려고요. 기대가 큽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