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김동욱 "'내가 잘하고 있나?' 의문...'신과함께'는 책임감"

[Y터뷰②] 김동욱 "'내가 잘하고 있나?' 의문...'신과함께'는 책임감"

2018.01.02. 오후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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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김동욱 "'내가 잘하고 있나?' 의문...'신과함께'는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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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할 때마다 나를 놀라게 한다. 정말 '돌았구나'라는 생각까지 든다. 훌륭한 배우라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김용화 감독)
"스타성, 인지도를 떠나서 진짜 연기를 잘하는 애가 필요했다. 그래서 김동욱 캐스팅에 대찬성이었다." (배우 하정우)

영화계 베테랑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영화 '신과함께-죄와벌'(감독 김용화,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이하 신과함께)가 베일을 벗은 뒤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다름 아닌 김수홍 역을 맡은 배우 김동욱이다. 김동욱은 분노와 연민, 슬픔 등을 오가는 폭넓은 감정 연기로 극에 긴장과 감동을 불어넣었다.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던 그의 진가가 그간 대중에게 쉬이 닿지 않았던 것도 사실. 꾸준한 작품 활동에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탓에 김동욱은 꽤 오랜 기간 그 시선에서 벗어나 있었다.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그때마다 조바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확신보단 물음표가 더 많았던 과거를 털어놓는 그다.

"본질적인 고민을 했죠. 정말 배우가 내게 잘 맞는 일인지, 잘하고 있는 건지. 혹여 능력이 되지 않는데 스스로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의문까지,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이 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무렵 이 영화를 만났어요. 감독님이 먼저 연락을 주신거죠."

[Y터뷰②] 김동욱 "'내가 잘하고 있나?' 의문...'신과함께'는 책임감"

김용화 감독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쉬고 있던' 김동욱을 '신과함께'로 호출한 장본인이다. 김동욱은 '국가대표'를 비롯해 중대한 길목에 선 순간마다 그를 불러준 김용화 감독을 은인이자 귀인으로 꼽았다. 동시에 흔들릴 때마다 배우의 길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국가대표' 이후 감독님 작품이라면 비중에 상관없이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어요. '신과함께'는 시나리오를 다 읽기도 전 출연을 결정했는데…주어진 역할을 보니 제 역량의 무언가를 발휘하지 않으면 작품에 누가 되겠더라고요. 어떻게든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책임감이 컸습니다."

그런 감독님께도 "쑥스러워서 잘 표현을 못한다"는 말처럼 인터뷰로 만난 김동욱은 그동안 작품 속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차분하고 수줍음이 많았다. 아닌 게 아니라 "사실 필드에서 뛰는 플레이어보다는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는 의외의 과거도 털어놨다.

"연기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영화나 드라마를 찍을 거라는 생각은 안했어요. 플레이어보다는 유학 가서 교수를 하거나 영화, 연기 공부를 더 할 줄 알았죠. 그러다 정말 우연찮게 영화를 찍고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Y터뷰②] 김동욱 "'내가 잘하고 있나?' 의문...'신과함께'는 책임감"

그렇게 시작한 연기는 데뷔 13년차인 지금도 여전히 어렵다. 대학 입학 당시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도 "지금 공부할 여유가 어디 있나. 욕 안 먹고 연기하기 바쁘다. 더 치열해야 한다"고 미소 짓는 그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배울 수 있는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는지 그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다.

"3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배우로서 어린 나이라 생각해요. 연기적으로 해온 것보다 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요. 그러다 보니 좋은 배우, 감독님을 만나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을 기대해요. 지금도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연기하고 있으면 아직도 신기하고 낯설거든요. 데뷔한지 13년이 되도 그 느낌과 마음가짐은 잘 안 없어지네요."

채운 것 보다 채워야 할 것이 많기에 '신과함께' 후 쏟아지는 호평에도 김동욱은 쉬이 동요하지 않았다. 2편에서는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자신을 다잡는 그다. 일희일비하기보다 의연한 그 모습에서 완성되지 않은 미생의 불안함보다는 가능성이 더 크게 보였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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