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곽도원 "'강철비', 정치하는 분들 반응 궁금한 영화"

[Y터뷰] 곽도원 "'강철비', 정치하는 분들 반응 궁금한 영화"

2017.12.24.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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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곽도원 "'강철비', 정치하는 분들 반응 궁금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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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을 오가고 유쾌함과 진지함을 넘나든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아수라'에서 비리를 저지르는 엘리트 검사로 공분을 자아내더니 '곡성'에서는 평범한 경찰이자 아버지로 변신, 반전의 매력을 선보였다. 충무로의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누구보다 어울리는 배우 곽도원이다.

그런 곽도원이 '강철비'(감독 양우석, 제작 와이엔터테인먼트)로 돌아왔다. 극중 그가 연기한 곽철우는 북한 쿠데타 후 남한으로 내려온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 분)와 함께 핵전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다.

그동안 그가 맡았던 고위층 역할과는 분명 다르다. 특유의 냉철한 표정과 눈빛 속 따뜻함이 있다. 북한의 쿠데타, 선전포고, 남한의 계엄령까지. 평범하지 않는 일을 겪는 곽철우는 곽도원의 연기를 만나 우리의 현 상황을 있을 법하게 전달한다.

[Y터뷰] 곽도원 "'강철비', 정치하는 분들 반응 궁금한 영화"

Q. '강철비' 출연을 결정한 계기가 무엇인가?
곽도원(이하 곽): 시나리오를 읽고 결말이 너무 충격이었다. 결말처럼 된다면 우리도 강대국 대열에 끼고 대한민국이 약소국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 월드컵에서 무시당하는 그런 느낌 한 번쯤 겪어보지 않았나. 남북이 평화를 이뤄서 분단된 두 나라가 잘 살 수 있으면 강대국 사이에 껴서 더 이상 허덕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컸다.

Q.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는 공감을 많이 했는지?
곽: 결말이 곧 이 영화의 최종 주제라고 본다. 영화가 던지는 재미난 질문인거다. 휴전이라는 말이 세게 와 닿았는데 쉬고 있는거지 끝난 게 아니다. 휴전 상황에 대한 긴장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극중 곽철우가 미정보국 국장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아무렇지 않게 연말을 거니는 이 거리가 신기하지 않나.' 정치하는 분들이 (영화를) 보면 재밌을 거 같은데 '어떤 제스처를 취할까'하는 호기심이 있다.

Q. 곽철우는 고위 관료의 딱딱한 얼굴만 하고 있지는 않는데, 어떻게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나?
곽: 외교안보수석도 일상에서는 주민들과 주차 문제로 다투는 동네 아저씨다. 우리가 정치인이나 법조인을 방송 같은 매체에서만 봐서 그런지 굳어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거든.

아저씨 곽철우와 공적인 곽철우의 색깔은 분명히 구분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캐릭터 분석을 했다. 극중 GD의 '삐딱하게'를 부르며 흥겨워 하는 장면이 단순히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강요적인 화법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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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우성과 차 안에서 '삐딱하게'를 듣는 장면이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 같다. 선곡은 누가 했나?
곽: 내가 했다. 원래는 '삐딱하게'가 아닌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를 부를 뻔했는데 못 따라 하겠더라. 엇박자에다 가사도 안 와닿고… '삐딱하게'는 평상시 많이 들었던 노래이기도 하고, 영화 속 곽철우의 상황과도 잘 맞았다. 감독님께 강하게 요청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바꿨다.

Q. 곽철우는 영화 속 긴장감은 물론 웃음까지 책임졌다.
곽: 아니, 그럼 정우성이 할꺼야. 조우진이 할꺼야. 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했다.(웃음) 단지 그런 걱정은 있었지. 최악의 상황은 웃기게 하려고 준비해가는데 웃지 않는거다. 슬픈 연기 보다도 희극 연기가 가장 어렵다. 과하면 안 웃는데 그렇다고 강요할 수도 없으니까. 온전히 공감이 되어야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연기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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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중 옥스퍼드대 출신으로 영어, 중국어, 일어 3개 국어는 물론 대학에서 강연까지 했는데, 엘리트 역할은 어땠나?
곽: 엘리트 연기 참 어렵다. 아시다시피 영어는 마음 속에 있는 거지 않나? 이걸 끄집어내려니 정말 식은땀이 났다. 오죽했으면 악몽까지 꿨겠나. 실제 옥스퍼드대 나온 사람이 들으면 어떨까 고민도 되고.

강연의 경우, 사실 대학에서 강의하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TED' '세바시'를 보며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교수마다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고 '곽도원이라면 어떻게 강의를 할까?'부터 시작했다. 여기에 곽철우라는 인물을 투영해 높낮이, 휴식, 반복을 결정했고. 그러다 보니 곽철우 만의 강의 스타일이 묻어난 듯 보인다.

Q. 올겨울 12월 겨울 대작이 차례로 개봉 중이다. 부담은 없나?
곽: 오히려 관객들이 행복할 것 같다. 맛이 다른 색이 다양한 영화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행복할 것 같다. 더불어 한국영화가 선전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 좋다.

그럼에도 우리 영화의 매력을 꼽는다면 너무나 있을 법한 이야기이자 긴장감이 가장 큰 영화라는 거다. 여기에 감동도 웃음도 브로맨스도 있고, 종합적으로 갖춘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웃음)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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