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늘 자신감 넘치지 않아".. 김혜수를 둘러싼 오해

[Y터뷰] "늘 자신감 넘치지 않아".. 김혜수를 둘러싼 오해

2017.11.18. 오전 09: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 "늘 자신감 넘치지 않아".. 김혜수를 둘러싼 오해
AD
'당당함. 카리스마. 자신감. 여성 원톱'

이 모든 단어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배우를 찾으라고 한다면 단연 배우 김혜수가 생각이 날 것이다. 대중들이 인식하기에 김혜수는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고 늘 자신감 넘친다. 데뷔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화계의 중심에 서 있다. 그렇지만 김혜수는 자신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늘 기대에 못 미쳤다"고 고백했다. 김혜수는 늘 자신감이 넘치지 않았다. 촬영 현장에서 "알고도 해내지 못하는 순간"이 있었고, 이는 그에게 괴로움을 안겼다.

김혜수가 영화 '미옥'(감독 이안규, 제작 영화사 소중한)에 끌렸던 이유는 은퇴를 꿈꾸는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각 캐릭터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욕망이 전혀 다른 지점으로 향하고 충돌한다. 내가 맡은 나현정의 욕망은 모든 걸 끝내고 떠나고 싶은 것"이라면서 "거기에 마음이 끌렸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아무리 잘하고 있어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Y터뷰] "늘 자신감 넘치지 않아".. 김혜수를 둘러싼 오해

데뷔 31년차. 늘 최정상을 지켜온 김혜수에게 나온 의외의 말이었으나 그는 "무엇인가를 모를 때는 혼이 나도 잘 모르고, 크게 느껴지지 않지 않나"라고 말문을 뗐다.

"현장에서 뭔지 정확히 알고,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아는데 못 미칠 때가 있다.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순간을 확인할 때 겁이 난다. 그때 '난 정말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더 해보려고 노력할 때도 있고, 제안이 와도 결정을 안 하게 될 때도 있다. 그게 계속해서 반복됐다. 엄살떠는 거 같아서 조심스럽지만, 실제 내 심정이기도 하다."

"도전은 두렵다. 그렇지만 용기는 낼 수 있다"고 말하던 김혜수는 '미옥'에서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내고 은퇴를 눈앞에 둔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자신이 맡은 마지막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보통 사람들과 같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물이다. 김혜수는 '미옥'을 통해 본격적인 액션에 도전한 것은 물론, 은발 반삭의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링과 독창적인 의상 등 강렬한 비주얼로 눈도장을 찍었다.

"어떤 얘기를 하고자 하는지가 명확하고 역할에 매력을 느껴야지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제일 중요한 건 마음이 가야한다. 매력을 느껴도 내 역량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면 하지 않는다. 도전을 하는데 있어서 자유로운 편이지만 턱없이 무리한 욕심은 세우지 않는다. 저절로 마음이 접힌다. 그냥 마음대로 선택한다.(웃음) 그렇게 한다."

[Y터뷰] "늘 자신감 넘치지 않아".. 김혜수를 둘러싼 오해

첫 액션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연습으로 커버했다. 일정상 훈련을 받지 못하고 액션 연기를 펼쳐야 했던 김혜수는 최대한 현장에서 몸을 많이 움직였다. 김혜수는 "무술팀이 굉장히 잘하는 팀이었다. 초짜인 내가 잘 따라갈 수 있게 이끌어줬다"며 "'미옥'을 찍기 전에 드라마 '시그널'을 촬영했다. 액션이 전제된 드라마는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몸을 많이 썼다. 그 당시 무술팀이 '미옥'으로 이어졌다. 나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아쉽게도 '미옥'은 현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관계의 밀도가 켜켜이 쌓여서 묵직하게 전달이 됐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나현정의 모성애가 더욱 도드라지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서 그렇게 규정되지 않길 바라면서 연기를 했다. 나현정의 욕망의 또 다른 모습이 모성이길 바라면서 연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Y터뷰] "늘 자신감 넘치지 않아".. 김혜수를 둘러싼 오해

'미옥'의 완성도와 별개로 김혜수의 행보는 늘 주목을 받는다. 최근작인 영화 '굿바이 싱글' '차이나타운'과 '관상' '도둑들' '타짜'는 물론 드라마 '시그널' '직장의 신' 등 김혜수의 히트작은 수도 없다. '미옥'이 받는 혹평은 반대로 김혜수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기도 할 터. 이에 대해 김혜수는 "치열하게 노력했다"면서도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비정상이 아닐까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운이 좋았다. 늘 어느 지점에 미치지 못했지만 백조처럼 물 밑에서 발버둥을 쳤다. 같이 일하는 관계자는 물론 대중들, 나까지 포함해 나에 대한 기회를 보류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역량에 비해 좋은 기회들이 제공됐다. 사실 기회가 제공이 돼야지 성장도 하고 도전도 하지 않나."

'여성 원톱'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원톱에 어울릴만한 걸 한 게 있나?'라고 생각하면 별로 없다. 나뿐만 아니라 여성 원톱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다. 최근에 본 영화 '용순' 정도를 그렇게 불러도 될까. 원톱은 타이틀 롤을 맡고 가장 많은 분량을 가졌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캐릭터로 다뤄진 여성인지를 말할 수 있어야지, 또 그 캐릭터가 압도될 수 있어야지 여성 원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Y터뷰] "늘 자신감 넘치지 않아".. 김혜수를 둘러싼 오해

김혜수의 차기작은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이다. 오는 12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 협상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을 그린다. '차이나타운' '굿바이 싱글' '미옥'에 이어 또 다시 신인 감독과 함께한다. 이와 별개로 영화 기획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최근 영화 '범죄도시'를 배우 마동석이 시나리오 단계부터 제작자와 함께 기획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사기도 했다. 김혜수 역시 기획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제작은 전혀 모른다.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기획은 매우 흥미로운 분야다. 실제 제작자들에게 참고하라고 책을 주기도 한다. 판권을 알아본 책이 있긴 한데 이미 팔렸더라. 꼭 내가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배우로서 나의 일상 중 한 부분이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