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nd BIFF] 실비아 창 감독의 외침 “여성감독 꼬리표, 이젠 떼고 파"(종합)

[22nd BIFF] 실비아 창 감독의 외침 “여성감독 꼬리표, 이젠 떼고 파"(종합)

2017.10.20.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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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nd BIFF] 실비아 창 감독의 외침 “여성감독 꼬리표, 이젠 떼고 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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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탁월한 묘사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실비아 창 감독이 새로운 작품으로 부산을 찾았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상애상친'은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의 상처와 고통을 보듬는 따듯한 영화다.

2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상애상친’(감독 실비아 창) 기자회견이 열렸다. 실비아 창 감독과 주연배우 티엔 주앙주앙이 참석해 영화 전반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실비아 창 감독은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5월 타계한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언급했다. 그는 “부산에 와서 굉장히 기쁘다. 동시에 굉장히 아프기도 하다. 몇 달 전까지 계셨던 김지석 선생님이 이제 안 계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김지석 선생님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영화를 통해 따듯함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반드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복잡하지만 동시에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이 영화를 (폐막작으로) 가져올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2nd BIFF] 실비아 창 감독의 외침 “여성감독 꼬리표, 이젠 떼고 파"(종합)

‘상애상친’은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 삶이 주축이 된다. 여성을 작품의 전면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 실비아 창 감독은 "일부러 여성 영화를 찍으려 한 건 아니다. 스토리를 그릴 때 여성의 시선이 부합했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 중 55세인 주인공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딸은 독립하려고 하고 일자리는 없어지게 되고 또 남편과는 문제가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런 여성상을 통해 세대 갈등에 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애상친’에선 이런 갈등을 따듯하게 보듬고 치유하고 싶어하는 감독의 시선이 고스란이 반영됐다. 실비아 창 감독은 ”우리는 모두 환경에 의해 변화를 맞는 존재다. 다만 환경 변화가 일어나면서 사람들은 문제에 직면한다. 그 해결 방법으로 영화 속에서 화해하고 사랑으로 치유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대에는 이러한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2nd BIFF] 실비아 창 감독의 외침 “여성감독 꼬리표, 이젠 떼고 파"(종합)

극 중 실비아 창의 남편 역으로 출연한 배우 티엔 주앙주앙은 중국의 제5세대 영화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배우로서 이번 작품에 임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전문적으로 감독님에게 의지해 찍는 경험은 오랜만이다. 매우 특별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서로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며 “촬영 현장은 한 가정 같았고 그 속에서 감독님은 가장처럼 모든 사람을 보살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티엔 주앙주앙은 "제가 맡은 인물은 굉장히 재밌는 캐릭터다. 부인과 함께 살면 결국 문제가 생기고 마찰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굉장히 행복한 인물이지만 그런 문제도 함께 겪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작품이 중국 남자뿐 아니라 중국 부부에게 영향을 주길 바란다. 남편이 부인과 아이에게 관심을 더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22nd BIFF] 실비아 창 감독의 외침 “여성감독 꼬리표, 이젠 떼고 파"(종합)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폐막작 모두 여성감독의 영화를 선정해 관심을 모았다. 아시아의 대표 영화인 중 한명인 실비아 창 감독은 이 자리에서 여성 영화인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실비아 창은 “그렇게 오래 영화를 했는데 여전히 여성 감독이라고 부른다. 이상하다.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감독으로만 봐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도 여성 감독들이 영화를 해 나가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 계속 많이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2일 개막이후 21일 오후 ‘상애상친’ 상영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월드 프리미어 100편(장편 76편, 단편 24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9편(장편 25편, 단편 5편), 뉴 커런츠 상영작 10편 등 전 세계 75개국, 298편의 영화가 공개됐다.

부산=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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