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세 번째 살인', 진실 향해 쏘아 올린 묵직한 메시지

[Y리뷰] '세 번째 살인', 진실 향해 쏘아 올린 묵직한 메시지

2017.10.20.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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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세 번째 살인', 진실 향해 쏘아 올린 묵직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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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을 느껴달라." 이는 영화 '세 번째 살인'(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으로 돌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픈 말이다. 그동안 홈 드라마로 관객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울린 그가 법정 스릴러로 결이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진실의 실체, 판단, 그 속에 가족의 붕괴까지 영화는 다소 무겁고 진중한 메시지를 담았다. 장르만 달라졌을 뿐 감독의 작품은 여전히 생각할 거리로 가득하다. 그래서 그 새로운 도전은 억지스럽지 않다. 기분 좋은 배신감이다.

'세 번째 살인'은 순순히 살해 혐의를 인정한 살인범 미스미와 마지못해 그의 변호를 맡게 되는 변호사 시게모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Y리뷰] '세 번째 살인', 진실 향해 쏘아 올린 묵직한 메시지

#진실은 무엇인가?
이 영화는 '우리가 과연 진실을 알 수 있을까'하는 감독의 물음에서 출발한다. 법정을 공간적 배경으로 설정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변호사로 부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인 법정에서 조차 진실과 마주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이 이번 작품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진술을 번복하는 살인범, 새롭게 진술하는 증인 등을 등장시켜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관객을 밀어 넣는다. 덕분에 관객은 "진실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진실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닐까? 진실이라는 것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되뇌이게 된다.

[Y리뷰] '세 번째 살인', 진실 향해 쏘아 올린 묵직한 메시지

#판단할 수 있는가?
감독은 진실을 단정 짓고 판단하는 일 자체가 위험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즉 모든 진실이 모호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이 낳게 될 문제를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작품속에서는 사형제도가 그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앞서 일본에서 개봉한 이 작품의 제목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발생하는 이유다. 제목과 달리 영화서 미스미에 의한 살인은 두 번 밖에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살인을 응징하기 위한 사형선고를 사법부에 의한 살인으로 보는 분도 있더라. 여러 형태의 해석이 있을 수 있기에 굳이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Y리뷰] '세 번째 살인', 진실 향해 쏘아 올린 묵직한 메시지

#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의 붕괴
'세 번째 살인' 속 가족은 감독의 전작처럼 주제의식을 내포하지는 않는다. 다만 여전히 감독은 가족간 관계를 중심으로 각 인물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은 관객이 자연스럽게 인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계단과 같다"며 그 역할을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영화의 주축이 되는 세 인물. 변호사, 살인범, 그리고 살인범에 살해당한 공장장은 모두 부녀 관계 속에서 그려진다. 동시에 이들의 관계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망가져 있다. 살해당한 공장장은 딸을 성폭행하고, 살인범은 범죄자로 낙인 찍인 후 30년동안 딸을 만나지 못했으며, 변호사 역시 딸과 같이 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진실이든, 사형제도든 뭐가 옳고 그른지 결코 단정짓지 않는다. 경계에 관객을 던져 놓고 관객에게 그 이면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가족이라는 개념의 양면성을 보여준 '아무도 모른다'가 그랬고 진실에 대해 의문을 던진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과연 진실이란 무엇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던지는 질문에 이제 당신이 답할 차례다.

부산=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출처 = 뉴시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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