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아이캔스피크’ 정연주 “이제훈 향한 나홀로 로맨스…창피했다”

[Y터뷰] ‘아이캔스피크’ 정연주 “이제훈 향한 나홀로 로맨스…창피했다”

2017.09.30.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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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아이캔스피크’ 정연주 “이제훈 향한 나홀로 로맨스…창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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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스틸러요? 부끄럽죠. 제가 해석한 ‘아영’을 감독님이 받아들였고 관객들도 좋은 반응을 주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어떻게 태어났을지 궁금하기도 해요. 사실 저 (연기하면서) 정말 창피했거든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 제작 영화사시선)는 무거운 메시지를 쏟아내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휴먼 코미디와 잘 버무린 덕분이다. 그 중심엔 우리의 모습을 스크린 속에 자연스럽게 옮긴 배우의 열연이 있다. 배우 정연주는 선배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명실상부 이 영화의 씬 스틸러로 우뚝 섰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연주는 “영화를 참여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는데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 시나리오 속에 있던 메시지가 살아 움직이고 내가 나올 때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뿌듯하기도 했다. 그렇게 재미있나?”라고 연신 되물었다.

[Y터뷰] ‘아이캔스피크’ 정연주 “이제훈 향한 나홀로 로맨스…창피했다”

정연주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주인공 민재(이제훈 분)와 함께 구청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아영 역을 맡았다. 아영은 민재를 향해 관심을 표하지만 무뚝뚝한 민재는 그를 그저 동료로만 생각한다. 이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시하는 아영의 모습을 보면 누구나 공감과 함께 안타까움 가득한 미소가 지어진다.

“현장에서도 제가 등장할 때 유독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특히 첫 등장 씬(Scene)에서 '어려 보여요?'라는 대사를 하는데 웃음이 계속 나와 여러 번 촬영했죠.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이 정도로 독특한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작품을 할 때 시나리오를 여러 번 보고 공부하는 타입인데, 그러다 보니 단순 짝사랑을 넘어 일명 ‘삽질하는’ 캐릭터면 재밌겠다 싶었죠.”

[Y터뷰] ‘아이캔스피크’ 정연주 “이제훈 향한 나홀로 로맨스…창피했다”

대중에게 아직은 생소하지만, 정연주는 2012년부터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한 잔뼈 굵은 연기자다. 데뷔이래 주·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연기한 그는 독립영화 '손님'으로 클레르몽페랑 국제 단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그 가능성을 검증받기도 했다. 배역의 경중, 독립과 상업에 관계없이 연기에 집중하는 그의 행보는 흥행만을 좇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작품을 할 때 연기 외적인 측면은 잘 보지 않아요. 그런 걸 생각하다 보면 (연기라는) 본질이 흐려지더라고요. 작품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저도 사람인지라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럴 때 마다 다잡기 위해 노력해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이런 소신에 부합한다면 주저 않고 참여하는 편이다. ‘아이 캔 스피크’의 경우 위안부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다룬 작품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다소 부담을 가진 것도 사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걱정은 사라지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만 굴뚝 같았다고.

“저조차 이해가 안 가는 작품에 관객들이 어떻게 공감을 하겠어요. 중간에 켕기는 부분이 있으면 극 속에 몰입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아이 캔 스피크’는 달랐어요. 시나리오를 읽는데 납득이 가더라고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같달까.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고 (소속사에) 바로 ‘하겠다’고 했죠.”

[Y터뷰] ‘아이캔스피크’ 정연주 “이제훈 향한 나홀로 로맨스…창피했다”

정연주는 롤모델이 따로 없다. 그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극받고 그렇게 되고 싶다고 했다. 개봉작과 차기작 촬영으로 바쁜 상황에서도 게을리 하지 않는 게 있다면 “배우로서 바른 길”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 ‘늦여름’ 촬영을 마치고 학업을 병행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또 열심히 기본을 닦는 친구들을 보면 굉장히 자극받아요. 제가 가진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되죠. 그만큼 스스로에게,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마치 ‘아이 캔 스피크’가 제게 주는 의미처럼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JI&H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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