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아이캔스피크' 나문희X이제훈의 위트있는 아픔 그리기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의 세대를 초월한 호흡이 일을 냈다. 위안부 문제를 조명했지만 ‘아이 캔 스피크’에는 유쾌함과 뭉클함이 공존한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 제작 영화사 시선) 언론시사회가 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석 감독, 배우 나문희, 이제훈이 참석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옥분(나문희 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심이 밝혀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이에 대해 김현석 감독은 “이 작품은 위안부 문제를 정공법으로 다룬 타 영화와는 차이가 있다. 민재처럼 할머니의 사연을 모르고 사는 우리의 시각에서 (문제를) 그렸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10년 전 코미디 영화인 ‘스카우트’로 광주항쟁을 얘기했듯, 이번 영화도 사건을 직접 조명하기보다 후일담을 통해 우회적으로 담았다. 반전과 함께 더 진한 울림으로 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화는 초반엔 코미디로 웃음을 자아내지만 후반에는 가슴 아픈 역사, 그 역사를 마주한 우리의 모습을 조명하며 눈물짓게 한다. 극 초반 투닥거리는 두 배우의 열연에 이어 중반부부터는 옥분이 위안부였던 사실과 영어를 공부한 이유가 드러나면서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위안부 피해자 옥분 역을 맡은 나문희는 "영화 고사 때 현장에 온 위안부 피해자 분들께 배우로서 또 영화로서 한 몫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처음 봤는데 만족스럽다. 나 스스로도 해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작품 속 길고 복잡한 영어 대사에 대해서는 "남편이 영어 선생님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막내 딸, 극 중 선생님인 이제훈 등이 많이 도와줬다. 다들 애써준 덕분에 좋은 영화가 나왔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나문희와 세대를 초월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이제훈은 "브라운관을 통해 뵙던 나문희 선생님과 호흡을 맞춰 영광스러웠다. 늘 곁에 아들처럼, 손주처럼 있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훈은 대선배 나문희와의 연기에 대해 “사전 계획이 필요 없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선생님과 호흡을 맞추니 계획이 중요치 않더라. 옆에서 말씀 잘 듣고 리액션하는 것만으로 느낀 것이 많았다”며 웃었다.

나문희 역시 "이제훈은 대단히 똑똑한 배우다. 또 처음부터 내게 할머니처럼 잘 다가와 처음부터 꽤 호흡이 잘 맞았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제훈은 “추석 때 가족과 함께 보고 갚은 메세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라며 “극 중 옥분과 같이 주변에 관심을 두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더불어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분들께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오는 추석 개봉.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리틀빅피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