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리뷰] '리얼'하게 말하면, 파격 베드신만 남았다

[신작리뷰] '리얼'하게 말하면, 파격 베드신만 남았다

2017.06.27. 오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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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리뷰] '리얼'하게 말하면, 파격 베드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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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이 진짜 말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방향성 없이 치닫기만 하는 137분의 러닝타임이 끝나면, 남는 건 김수현의 고군분투와 최진리의 노출. 그게 전부다.

그동안 영화 '리얼(감독 이사랑)'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음모와 전쟁을 그린 액션 느와르로 소개돼 왔다. 여기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4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김수현의 생애 첫 1인 2역 도전, 배우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최진리의 파격 노출 등이 관객의 흥미를 돋운 홍보 포인트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카지노를 둘러싼 음모와 전쟁'은 그저 빈약한 얼개일 뿐 '리얼'의 진짜 민낯은 총살과 마약, 섹스가 난무하는 무의미의 향연이었다. 영화의 기본적인 기획 의도조차 짐작할 수 없어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이 의미없이 흘러간다.

[신작리뷰] '리얼'하게 말하면, 파격 베드신만 남았다

카지노 오픈을 앞둔 야심 가득한 조직의 보스 장태영과 거액의 투자를 약속하며 나타난 의문의 사업가 장태영, 두 인물을 소화한 김수현은 원톱 주연답게 안정적이고 섬세한 연기로 영화를 이끈다. '리얼'에서 김수현이 짊어진 막중한 무게도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리고 김수현이 그 무게감에 걸맞은 연기와 액션을 소화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첫 장면부터 난데없이 등장한 김수현의 엉덩이 노출과 마스터베이션 장면, 마약 중독으로 환각에 빠진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의 마음은 점점 불편해진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매끄러운 스토리 전개, 그 어느 면에서도 불친절한 감독의 연출 탓이다. 물오를 대로 오른 연기력으로 나홀로 고군분투하는 김수현을 데리고 감독이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어림잡기도 힘들다.

[신작리뷰] '리얼'하게 말하면, 파격 베드신만 남았다

그리고 최진리. 설리가 아닌 본명을 내걸고 '리얼'에 등장한 그녀는 스크린 밖에서와 마찬가지로 거침없다. 장태영의 재활치료사이자 연인인 송유화로 분한 최진리는 전라 노출은 물론 김수현과의 수위 높은 정사씬으로 눈길을 끌지만, 이마저도 그 이상의 의미는 찾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김수현, 최진리의 파격 베드신. '리얼'이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홍보 문구인 동시에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빈 '리얼'의 진짜 민낯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성동일, 이성민, 조우진, 이경영, 김홍파 등 한자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충무로 최고 배우들이 단순 소비되는 데 그치는 것 역시 아쉽기만 하다. 아무리 의욕 넘치는 신인 감독이라지만, 길 잃은 채 휘몰아치는 '리얼'을 이해할 관객이 몇이나 될까.

28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코브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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