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이 오지 않으려던 촛불 집회에 참여한 이유

허지웅이 오지 않으려던 촛불 집회에 참여한 이유

2016.11.13. 오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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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이 오지 않으려던 촛불 집회에 참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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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자 작가 허지웅 씨가 어제(12일) 어머니와 함께 촛불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허 씨는 촛불 집회 참석 인증 사진을 올리며, "판사님 저는 지난주 왔었고 요번주는 철야 작업도 있어서 오지 않으려 했는데 지방 사는 엄마가 갑자기 광화문이라고 해서 강제 소환됐을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이 바빠 오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판사님 이 글은..."으로 시작하는 변명문은 SNS에서 쓰이는 일종의 관용어구입니다. 지난해부터 "판사님 이 글은 제 고양이가 썼습니다"라는 글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정치적인 글을 썼다가 고발당할 수 있다'는 분위기 때문에 책임을 돌리고자 하는 발언을 덧붙이는 것입니다.

물론 변명문을 덧붙인다고 해서 실제로 처벌 기준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정치적 발언을 할 때만 이 글귀를 덧붙이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경직돼 있으며 개인이 공개적으로 정치 성향을 나타내거나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판사님..."을 덧붙이는 사람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정치적으로 용감한 발언을 하면서 동시에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비판하고자 글귀를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허지웅 씨의 짧은 글에는 '두려움'을 나타냄으로써 오히려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분위기를 비판하는 해학적인 뜻이 담겨 있습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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