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기만 한 게 아냐~"…귀신드라마, 성공 법칙 셋

"무섭기만 한 게 아냐~"…귀신드라마, 성공 법칙 셋

2016.07.26.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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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기만 한 게 아냐~"…귀신드라마, 성공 법칙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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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 입은 귀신, 서슬 퍼런 원한관계, 칙칙한 어둠…. 납량특집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요소들이다. 어릴 적 여름이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전설의 고향'을 시청했던 기억이 지금의 20~30대에게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귀신드라마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무섭기만 했던 귀신은 발랄한 여고생 귀신도 됐다가(싸우자 귀신아), 인간을 사랑하는 엉큼한 처녀귀신이 되기도 한다(오 나의 귀신님).

달라진 귀신드라마의 성공 요소를 알아봤다.

"무섭기만 한 게 아냐~"…귀신드라마, 성공 법칙 셋

◆ 로코가 대세…인간과 귀신의 사랑 이야기

안방극장에서 로코물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봄 방영된 '또 오해영', '운빨로맨스' 모두 큰 인기를 모은 로코물이다. 시청자들은 무겁고 진중한 이야기보다, 밝고 가벼운 이야기를 선호하는 추세다.

공포물 역시 이런 트렌드를 반영했다. 귀신만 앞세우기 보다는, 남녀간 로맨스를 가미한 복합장르로 진화시켰다. 귀신과 인간이라는 차이, 그 차이에서 비롯된 안타까운 상황이 애절한 로맨스를 만들어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신민아·이승기를 시작으로, '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조정석, '싸우자 귀신아' 김소현·옥택연까지. 귀신과 인간이란 차이가 있지만, 크게 봤을 때 스토리 라인을 끌고 가는 것은 로맨스다.

빙의 사실을 숨긴 나봉선(박보영 분)에게 화를 내지만 결국 그를 받아들이는 강선우(조정석 분),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김현지(김소현 분)와 동고동락하는 박봉팔(옥택연 분)의 모습은 여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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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찍한 귀신…여주의 캐릭터 소화력이 관건

귀신이라고 무섭기만 한 게 아니었다. 기존의 공포스러움을 넘어, 때로는 엉뚱했다가 귀여웠다가 팔색조 변신을 거듭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를 위한 여주인공의 캐릭터 소화력은 필수였다.

시작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신민아였다. 흰 원피스를 입고 검은 생머리를 풀어헤친 신민아는 기존의 구미호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놨다. 기분 좋을 때 아홉 개의 꼬리를 펼치고, 한우를 외치는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나봉선(박보영 분)의 1인 2역 연기가 관건이었다. 박보영은 전혀 다른 눈빛과 말투로 나봉선과 신순애(김슬기 분) 사이를 오가는 연기를 펼쳐 '빙의'라는 소재를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게 했다.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은 깜찍한 여고생 귀신을 연기하고 있다. 예쁜 옷을 욕심내고, 만취 상태로 '트와이스'의 '치얼 업(Cheer up)'을 부르며 애교를 부리는 등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로코 귀신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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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리 요소…현실 문제 녹여내 몰입도 높여

귀신이 구천을 떠도는 이유는 한(恨)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작가는 주인공들이 사회적 문제를 맞닥뜨리게 했다. 귀신뿐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 대한 공포를 더해 현실감을 높인 것.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면서 겉으로 순박한척하는 경찰관 최성재(임주환 분)가 미스터리 열쇠를 쥐었다. 악귀에 씐 것인지 사이코패스인지 모를 캐릭터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했다.

'싸우자 귀신아'에서도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췄다. 악플에 상처받고 죽은 가수가 한을 풀지 못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야기를 전했다. 악플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에 넣어 현실감을 높인 것.

스토리에 현실감 있는 사회 문제를 넣었다면, 발전한 CG도 몰입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과거에 비해 시청자들의 눈은 훨씬 높아졌고, 제작진은 이에 걸맞은 퀄리티로 공포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출처 = tvN '싸우자 귀신아'·'오 나의 귀신님',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공식 홈페이지, 해당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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