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의발견] 느린 삶을 추구하다…'담양 창평 삼지내마을'

[신한국의발견] 느린 삶을 추구하다…'담양 창평 삼지내마을'

2015.01.11. 오전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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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을 추구하는 현대사회.

하지만 반대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마을이 있습니다.

[인터뷰:김기태, 담양군 창평면]
"살기 좋으니까 그래서 슬로시티가 지정된 것이 바로 그 이유예요."

[인터뷰:고석봉, 담양군 창평면]
"관광객들 와서 보고 봉사하는 우리들한테 질문하는데 여기에 사는 게 여유롭습니다 좋습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는 더 보람을 느끼죠."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시대에 온 듯 낯설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 있는 곳.

담양 청평 슬로시티입니다.

전라북도 담양.

흰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메타세콰이어 길은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링의 길이 되고 있습니다.

담양의 또 다른 힐링 장소는 바로 삼지내 마을입니다.

마을 전체를 휘감고 있는 3천 500미터의 돌담길.

흙과 돌로 이루어진 토석담인데 이 돌담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1510년 경에 형성된 마을, 옛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입니다.

[인터뷰:정찬섭, 슬로시티 삼지내마을 위원장]
"여기가 한 500년 됐거든요 장흥 고시 한 분이 여기로 오셔서 터를 잡고 계속 생활했던 창평 고을입니다."

관광객들은 마을 곳곳을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전통가옥과 아름다운 돌담길을 걷다 보면 시간마저 쉬어가는 듯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이런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삼지내마을은 국내 최초로 지난 2007년 슬로시티로 선정됐습니다.

[인터뷰:이인한, 슬로시티 삼지내마을 사무국장]
"우리가 그냥 무작정 느리게 만이 아니라 자연의 시간표에 맞춰 살아가자라는 의미의 슬로시티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인 것 같아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우리가 어떤 돈을 많이 벌어서 경제적으로 부를 창조해서 슬로시티 운동이 된다 이게 아니라 우리 자체의 삶의 질을 여기서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고 그렇게 살 수 있나 그게 초점인 것 같습니다."

90년대 후반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시티 운동.

이제는 19개 국가 125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삼지내 마을에는 5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살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삼지내마을을 지켜온 사람들은 물론 느리게 살자는 뜻에 동참하며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임은실 씨는 야생화 효소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임은실, 삼지내마을 주민]
"저희 집에는 보다시피 지금 땅 속에 식물들이 들어있거든요. 전부 들어있는 식물들이 야생 식물들이예요. 종류를 한 천 가지 정도가 될 거예요."

야생화 사진작가로 전국을 누볐던 임은실 씨.

그녀는 14년 전, 이 마을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임은실, 삼지내마을 주민]
"식물 키우러 들어 왔어요 사실은. 식물을 키우다 보니까 발효 식품도 만들게 되고 사람들하고 접하게 된 거죠."

그토록 좋아하던 야생화를 키우고 이제는 그것을 거둬 효소를 만듭니다.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효소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또 그것을 함께 나누며 임은실 씨는 행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임은실, 삼지내마을 주민]
"산이 가깝기 때문에 재료 같은 것을 구할 때 가까우니까 빨리 갈 수 있잖아요. 재료 해 오는 것도 더 쉽고 운동도 되고 그래서 좋고요. 욕심 없이 돈에 쫓아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삼지내 사람들은 이 행복한 기운을 나누기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합니다.

한국에 유학 왔다가 한국의 매력에 빠져 한국으로 귀화한 독일인 빈도림 씨의 생활공방.

빈도림 씨의 밀납꿀초 체험은 언제나 인기만점입니다.

[인터뷰:관광객]
"천천히 슬로우 슬로우 슬로시티처럼 천천히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관광객]
"(밀랍 초를) 빼니까 재미있어요."

[인터뷰:빈도림, 삼지내마을 주민]
"빨리하는 것은 좋은 초가 안 나오고 천천히 담궜다 기다렸다 또 담궜다 하는 것이 사람의 인내심을 기르는 동시에 바로 우리가 여기서 하려고 하는 보여주려고 하는 슬로우 라이프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빠름과 경쟁보다 느림과 여유가 있는 마을.

그리고 그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들.

삼지내 사람들은 그렇게 행복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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