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처럼 수북하게 담은 '고봉밥'

산처럼 수북하게 담은 '고봉밥'

2018.01.22. 오전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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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이건 당신 거, 이건 우리 현우 거~
남편: 밥으로 인심 팍팍 쓰네! 아들, 이게 바로 고봉밥이야, 고봉밥.
아들: 고봉밥? 그게 뭐예요?

[정재환]
저에겐 ‘고봉밥’이 아주 익숙한 말인데 요즘 아이들에겐 ‘고봉밥’이 낯선 말인가 보네요.

[조윤경]
네.

[정재환]
조윤경 씨는 고봉밥의 정확한 의미 압니까?

[조윤경]
그럼요. 밥그릇에 산처럼 수북하게 담은 밥을 고봉밥이라고 하잖아요.

[정재환]
맞습니다. 이 고봉(高捧)은요. '높이 들어 올리다'는 뜻으로 고봉밥은요. 그릇 위로 수북하게 담는 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조윤경]
고봉밥의 모양이 마치 산봉우리 같은데요. 밥을 이렇게나 많이 담은 이유가 있나요?

[정재환]
있습니다. 고봉밥은요. 조선 시대 양반들의 식사습관에서 유래했는데요. 양반은 항상 밥을 수북이 담아 그릇 위로 올라온 부분만 먹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조윤경]
아니, 밥을 남기는 게 미덕이라고요?

[정재환]
예,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양반이 그릇 위까지만 밥을 먹어야 남은 밥을 머슴들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고봉밥은요. 머슴 밥으로도 불리게 되는데요.

이 양반들이 고봉밥을 넉넉하게 남겨 고된 일을 하는 머슴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그 의미가 바꿨다고 합니다.

[조윤경]
우리 선조들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네요.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고봉밥'입니다.

[정재환]
그릇 위로 올라오게 수북하게 담은 밥을 말합니다. 조선 시대 양반들이 산봉우리처럼 담은 밥을 그릇 위까지만 먹고, 남은 밥을 머슴들이 배불리 먹게 했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조윤경]
고봉밥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정재환]
네, 고봉밥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깊은 뜻을 새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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