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그리워하는 효심, '미련'

부모를 그리워하는 효심, '미련'

2017.08.21. 오전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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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요즘 인형 뽑기에 흠뻑 빠진 부자. 매번 인형 뽑기에 실패하던 아빠와 아들, 왠지 오늘은 성공 예감이 드는데요.

엄마 : 여보! 당신 자꾸 현우 데리고 여기 올 거야?

아빠 : 당신 때문에 놓쳤잖아. 거의 다 뽑았는데.

엄마 : 웃기지 마. 매번 하나도 못 뽑으면서! 당신 손에 잡힐 인형 아니야. 미련 두지 마.

[조윤경]
인형 뽑기는 미련이 많이 남죠. 그런데 정재환 씨, 여기서 ‘미련‘은 뭔가 아쉬워하는 마음이죠?

[정재환]
네. 맞습니다. 미련은 깨끗이 잊지 못하고 남아 있는 마음을 뜻하는데요. 한자어를 잘 살펴보면 그 유래가 숨어있습니다.

[조윤경]
미련은 아닐 미(未), ‘익힐 련(練)’을 쓰잖아요.

[정재환]
네. 한자어 사전에서 익힐 련(練)을 찾으면 많은 뜻이 들어 있는데요, 그 중 연복 연(練)이 있는 걸 찾을 수 있습니다.

[조윤경]
아하~ 그렇네요. 그런데 연복이란 말이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혹시 무슨 뜻인가요?

[정재환]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년 동안 상복을 입었는데요. 만 1년이 지나 입는 상복을 연복(練服)이라고 불렀습니다. 연복을 입지 않았다는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1년이 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아직 마음속에 그리움이 남아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을 알면서도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고 믿고 싶지도 않다는 거죠.

[조윤경]
그렇군요. 그래서 연복 ‘연(練)’ 앞에 아닐 ‘미(未)’가 붙어 ‘아직 연복을 입을 때가 아니다’라는 뜻이 된 거네요.

[정재환]
그렇습니다. 부모의 죽음을 믿고 싶지 않은 자식의 우직스런 효성에서 ‘미련(未練)’이란 단어가 유래했습니다.

[조윤경]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미련(未練)’입니다.


[정재환]
깨끗이 잊지 못하고 남아 있는 마음을 뜻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1년이 되지 않아 연복(練服)을 입지 않는 시기 즉, 아직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남아있는 마음에서 유래했습니다.

[조윤경]
‘미련’이란 말을 무심코 많이 썼는데요. 그 의미 속에는 부모님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절절한 마음이 있었네요.

[정재환]
그렇죠. ‘미련’이란 단어에서 우리 조상의 지극한 효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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