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2017.06.20. 오전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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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 주민끼리 매너를 지키셔야...

주민 1 : 내가 버리는 거 봤어요? 봤냐고요?

아내 : 음식물 쓰레기는 전용 봉투에 버리셔야 되는데 방금 검정 봉투에 버리셨잖아요.

주민 1 : 어디서 뒤집어씌우고 그래, 정말!

아내 : 목소리만 크면 다인가 뭐!

남편 : 여보~

아내 : 또 술 마셨지? 술 깨고 들어와!

남편 : 왜 나한테 화풀이야.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더니. (눈 흘긴다더니)

[정재환]
아내가 화가 났을 때는요. 가만히 있는 게 상책입니다. 예. 근데 말이죠. 다른 데에서 욕을 먹고 다른 데에서 화풀이할 때.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속담을 자주 쓰죠.

[조윤경]
욕을 먹은 자리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뒤에 가서 불평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정재환]
근데 말이죠. 이상한 게 왜 종로에서 뺨을 맞았는데 한강에 가서 눈을 흘기는 걸까요?

[조윤경]
조선 초 종로에는 나라에서 허가를 받고 물건을 판매하는 상점인 시전(市廛)이 있었고요. 마포 같은 한강 나루터 부근에는 등록되지 않은 상점인 난전(亂廛)이 있었습니다.

[정재환]
그렇다면 이 두 상점을 두고 나온 말이겠군요.

[조윤경]
당시 종로에 있던 시전은 궁궐에 물건을 판매할 정도로 상인들의 위세가 대단했는데요. 사람들이 종로에서 상인과 흥정을 벌이다가 뜻대로 되지 않아도 아무 말 못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한강 나루터에 난전 상인에게는 흥정을 할 때 큰소리도 치고 화도 냈다고 합니다. 여기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겁니다.

[정재환]
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입니다.

[조윤경]
욕을 당한 자리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뒤에 가서 불평한다는 뜻인데요. 조선 시대 사람들이 종로 시전 상인과 흥정할 때에는 아무 말 못 하다가 한강 변 난전 상인과 흥정할 때는 큰소리치고 화도 냈다는 모습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듯이 괜히 다른 데서 화풀이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조윤경]
그렇습니다. 엉뚱한 데에서 화풀이하다가는 다른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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