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기세에 눌려 움직이지도 못할때 '쪽도 못 쓰다'

상대의 기세에 눌려 움직이지도 못할때 '쪽도 못 쓰다'

2016.11.28.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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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북한에서 남파된 특수공작대원.

달동네 슈퍼마켓에서 일하며 동네 바보로 위장하고 있는데요.

이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동네 형이 싸움을 가르쳐주겠다고 나섭니다.

동네형: 원, 투! 이렇게 때리란 말이야. 잘 봐라. 헛손질 딱 하면 안 보니? 보통 본단 말이야. 그때 딱 들어가서 어퍼컷 빡.

[조윤경]
그가 진짜 실력을 보여주자 기세등등하던 동네 형이 쪽도 못 쓰고 말았습니다.

[정재환]
이렇게 한쪽이 일방적으로 질 때, 흔히 '쪽도 못 쓰다', '쪽을 못 썼다'는 말을 하는데요.

무심코 자주 썼는데, 정확하게 무슨 뜻이죠?

[조윤경]
상대한테 기가 눌려 꼼짝 못 한다는 뜻입니다.

[정재환]
그랬군요. 여기서 쓰는 '쪽'은 어느 쪽을 얘기하는 겁니까?

오른쪽입니까? 아니면 왼쪽입니까?

[조윤경]
여기서 쓰는 '쪽'은 발을 뜻하는 족(足)이 변한 말입니다.

[정재환]
그래요? 그럼 '발을 못 쓴다'는 건데, 어디서 유래한 거죠?

[조윤경]
'쪽도 못 썼다'는 본래 씨름에서 사용했던 말입니다.

상대가 배지기를 시도할 때, 기술에 걸린 사람은 상대의 무릎 뒤쪽에 발을 대서 배지기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데요.

하지만 발로 방어하지 못 하고 순식간에 졌을 때, '쪽도 못 썼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정재환]
아하~예전에 씨름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배지기에 당했을 때는 이미 방어하기 늦은 경우가 많죠.

그럴 때 '쪽도 못 썼다' 이렇게 얘기한 거로군요.

[조윤경]
씨름에서 방어도 못하고 진 것처럼 일상에서 무엇에 기가 눌려 꼼짝없이 당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일반생활에서도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쪽도 못 쓰다'입니다.

[조윤경]
상대의 기세에 눌려 움직이지도 못한다는 뜻인데요.

씨름에서 발을 붙이는 방어기술을 써보지도 못하고 졌다는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정재환]
상대방의 기세에 밀려 할 말도 하지 못하고 낭패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조윤경]
자신감을 가지고 차근히 응수한다면 쪽도 못 쓰고 당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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