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린 듯 먹는다…'걸신들리다'

귀신들린 듯 먹는다…'걸신들리다'

2016.06.27.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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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아내가 오랜만에 음식 솜씨를 뽐냈는데요.

남편이 불고기를 보자 허겁지겁 먹기 시작합니다.

[정재환]
이런 상황에서 '걸신들리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요.

정확히 무슨 뜻이죠?

[조윤경]
'걸신들리다'는 굶주려서 음식을 탐하는 마음이 몹시 난다는 뜻의 동사입니다.

[정재환]
여기서 쓰는 '걸신'이요.

제가 상상하는 게 맞나요? 귀신!

[조윤경]
네. 맞습니다.

'걸신'은 늘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먹는 귀신을 말합니다.

빌어먹다 보니 항상 배고플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음식만 봤다 하면 탐을 내는 속성이 있다고 합니다.

[정재환]
아~ 그래서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귀신에 들렸다고 생각한 것이군요?

[조윤경]
'걸신들리다'의 '들리다'는 '덮치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빌어먹어 굶주린 귀신이 덮쳐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음식에 대해 욕심을 심하게 내거나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귀신에 빗대어 설명한 것입니다.

[정재환]
이게 언제부터 쓰던 말인가요?

[조윤경]
'걸신들리다'는 옛 문헌에서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1895년 편찬된 최초의 국한대역사전인 '국한회어'에 처음으로 보인 후 지금까지 쓰이고 있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걸신들리다입니다.

[조윤경]
음식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게걸스럽게 먹는 것을 뜻하는 말인데요.

먹는 모습이 빌어먹는 귀신인 '걸신'에 들린 것 같다는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정재환]
잘 먹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걸신들린 듯이 먹다 보면 체하기도 하고 음식을 차려준 사람에게도 예의가 아닙니다.

[조윤경]
다른 사람도 배려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도록 품격 있게 식사하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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