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온 활, 흑각궁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온 활, 흑각궁

2016.07.04. 오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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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내에 위치한 육군박물관 이곳에는 다양한 역사적 유물들과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박물관 한 켠에는 좀 특별한 활이 하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여느 활과 다를바 없어 보이는 전통 활.

과연 이 활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까요?

2002년, 육군박물관 김기훈 교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영남대학교의 듀버네이 교수.

"한국 전통 활 하나가 인터넷 경매에 나왔습니다.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듀버네이 교수가 발견할 활은 한 프랑스인의 소유였는데요.

어떻게 우리나라의 전통 활이 프랑스에 있었던 것일까요?

1866년, 강화도를 침략한 프랑스.

한 달 동안 강화도를 점령했던 프랑스는 수많은 서적과 무기들을 약탈했고, 한 프랑스 병사가 조선군의 활을 전리품으로 가져갑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프랑스 병사.

활은 그의 무용담과 함께 자녀들에게 전해졌는데요.

백여년이 지난 후 역사는 잊혀진 채 활 만이 그 후손들에게 전해졌고 결국 골동품상의 손에까지 팔려 인터넷 경매에 붙여졌던 것이죠.

활이 또다른 사람에게 팔릴 경우 되찾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

듀버네이 교수와 김기훈 교수는 골동품상에게 연락을 취해 활을 경매에서 내리게 했고 수개월 동안 협상을 거듭한 끝에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됩니다.

활에 새겨져 있는 글자 '정미춘', '강도장', '윤동신' 정미춘은 활이 만들어진 해의 봄.

윤동신은 활 주인의 이름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강도장의 의미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아마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감히 싸웠던 활의 주인만은 그 의미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국으로 돌아온 활, 우리 선조들의 혼이 담긴 소중한 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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