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이겨낸 뜻깊은 여정…'한국의 천사'

역경을 이겨낸 뜻깊은 여정…'한국의 천사'

2016.05.28. 오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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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업화 시절 독일에 파견된 우리 간호사들이 독일행 50주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낯선 땅에서의 문화적 충격을 이겨내고 독일 사회의 귀감으로 자리잡은 파독 간호사들의 개척 정신, 현재를 사는 우리 청년들은 물론 전 세계 이주민의 귀감이 될 만합니다.

강현정 PD가 독일 에센에서 열린 간호사 파독 50주년 기념식 소식을 전합니다.

[기자]
50년 전, 한국 간호사들이 대거 독일에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늙어가던 독일은 간호 인력이 부족했고,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외화가 필요했습니다.

간호사들은 외국 경험을 통한 자기 발전과 가난한 가족을 위해 독일행을 택했습니다.

1966년부터 76년까지 독일 땅을 밟은 우리 간호사는 만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문화적 충격과 차별을 이겨내며 '코리아 엔젤'로 칭송받았습니다.

'손님 노동자'에서 어머니가 돼 독일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2세들을 독일 주류 사회 인재들로 길러냈습니다.

[최숙자 / 73세·파독 간호사 : 처음에 와서는 되게 힘들었어요. 음식도 다르고 언어도 그렇고 집에 가고 싶고 그랬는데…. 내가 한국에 그대로 있었으면 우리 애들을 대학에는 보냈었을까 싶고….]

독일 에센 시에 있는 옛 탄광 시설에서 열린 간호사 파독 50주년 행사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파독 간호사들은 독일에서 가장 성공한 이주민으로 꼽히면서 이민통합의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토마스 쿠펜 / 에센 시장 : 독일이 인력난으로 힘들 때 한국 간호사들이 와서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모두가 잘살게 된 것입니다. 에센 시를 대표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들의 개척 정신과 열정은 현재를 사는 우리 청년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윤행자 / 재독 한인 간호협회 회장 : 우리는 여기서 배운 걸 조국에 알리고 우리 2세들에게도 이야기해서 우리의 염원인 남북통일을 해야 합니다.]

[조규형 /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그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 이웃에 대한 정,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한 간호사들의 활동은 앞으로도 우리 다음 세대들이 계속 이어받아야 할 좋은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파독 간호사 대부분 정년퇴직을 하고 마지막 세대 몇 명이 현업을 지키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힘든 시절, 산업화의 밑거름이 된 파독 간호사, 한국 역사의 한 페이지로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YTN 월드 강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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