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세계로 가다] "합기도는 문화 컨텐츠"…무술인 이강종 씨

[청춘, 세계로 가다] "합기도는 문화 컨텐츠"…무술인 이강종 씨

2016.04.30. 오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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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에서 한국의 합기도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요, 그 이유는 합기도를 무술이라기보다 한국적 정신 수양의 방법으로 소개한 한 동포의 노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술인 합기도를 문화콘텐츠로 만들어 성공을 거둔 프랑스 합기도의 대부, 이강종 사범을 강하나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프랑스의 한 케이블 채널이 제작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 프랑스 코미디언과 스포츠 스타에게 차기와 꺾기 기술을 선보이는 작은 체구의 동양인이 눈길을 끈다.

바로 프랑스 합기도의 대부로 불리는 이강종 씨다.

이강종 씨의 모든 합기도 수업은 프랑스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된다.

하지만 합기도 기술과 훈련에 필요한 용어는 언제나 한국어다.

[레나 / 대학생 : 합기도를 배우니 한국에 가고 싶어졌어요. 한국말로 수업을 해서, 저희는 한국말로 숫자를 세는 것을 배웠어요.]

그가 처음 파리에 도장을 연 것은 지난 2009년, 세계 합기도 연맹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 프랑스에 들른 길에 동양 무술에 대한 프랑스 사람의 높은 관심을 발견하고 이민을 결심했다.

[이강종 / 합기도 사범 : 여기서는 성인들이 문화이자 특기로, 우리나라에서 골프를 좋아하듯이 여기서는 무도를 상당히 좋아하거든요.]

동양 무술 애호가층이 두터운 것이 꼭 장점이 된 것만은 아니었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운영하는 다양한 무술 도장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로 한국의 합기도를 알려야 했던 이 씨는 기술보다는 무술의 정신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강종/ 합기도 사범 : 저는 항상 학생들에게 스포츠 정신이 무엇이냐고 그런 이야기를 해요. 스포츠 정신은 페어 플레이고요, 무도 정신은 일단은 나를 지키고 가정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공격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한 방어의 무술이자 성품과 마음을 다스리는 문화적 수련의 무술로 합기도를 소개하고 전파한 것이다.

[토마 르부와 / 경찰 : 명상과 사부님을 통해 무술이 단지 상대를 때리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르게 생각하게 됐어요. 합기도 수련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현재 이강종 씨가 프랑스 전역에서 운영하는 합기도 도장은 40여 개에 이른다.

얼마 전부터 그는 프랑스 액션 영화와 드라마에서 무술 감독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이강종 / 합기도 사범 : 한국 쪽과 연결해서 한국을 알리고 한국 무도를 알리는 영화에 관심이 있습니다.]

체력과 기술이 강조되던 무술을 정신 수양의 문화 행위로 발전시킨 이강종 씨, 그의 노력 덕에 한국의 합기도가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프랑스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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