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2017.04.06. 오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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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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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구현한 공간 2)

“건축 작업에서 빛은 공간을 생성하며 빛이 생성한 공간은 건축이란 작업의 영혼과도 같다.”
스위스 멘드리시오 마을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치안센터와 푸오리포르타 빌딩
노란색 요르단 트래버틴의 외장재를 통해 두 건물의 상호 보완성을 강조해주고 도시 풍경 속에 건물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줘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치안센터와 마주한 길 반대편에 자리한 5층 규모의 건물 푸오리포르타 빌딩은 사용면적 3,300m²에 L자 형태로 배치된 것이 특색 있다. 건물은 치안센터에 비해 5년 전인 2011년에 준공되었다. L자형의 긴 쪽은 철도역 방향의 도로와 평행하게 구획되었으며, 건물의 한 변 끝은 계곡을 향해 배치되어 있다. 반면에 짧은 쪽은 역사지구로 향하는 조르지 도로와 일직선을 맞닿아 있다. 건물의 긴 쪽 1층에는 마리오 보타의 새로운 건축사사무소가 위치해 있다. 건물의 형태는 2층 높이의 평행 6면체로 길이와 폭이 각각 70m, 10m에 달한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마리오 보타 건축사사무소는 전면에 일렬로 개방된 창문 덕분에 남쪽과 북쪽을 향해 개방되어 있다. 대각선 방향의 빛을 내부로 끌어 들이는 구멍 뚫린 금속 셔터를 활용해 외부에서부터 유입되는 빛의 양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두 건물의 외장 사용된 재료는 노란색 요르단 트래버틴으로 두 건축물의 상호 보완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풍경 속에서 건물의 존재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고전건축의 규범에 충실하고 모더니즘 건축의 합리적 해결 방식을 존중하는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는 지역성을 강하게 살린 건축으로 명성이 높다. 최근 한국 천주교 사상 첫 성모성지인 남양 성모 마리아 대성당의 설계자로 한국을 찾은 마리오 보타는 재능기부로 수준 높은 거장 건축가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교보빌딩과 삼성미술관 리움에 이은 세 번째 마리오 보타의 건축물이 2019년쯤 한국에 들어서게 된다. 남양 성모마리아 대성당은 물질적이고 분열된 현대사회에 명상과 성찰을 도와줄 고요한 영성의 공간으로 두개의 타워가 세워지고, 각 타워에 만들어진 천창을 통해서 빛이 들어와 합쳐지며 큰 빛의 기도하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적이다. 계곡의 끝부분에 지어진 대성당은 건축가의 말처럼 원형극장(앙피테아트르)을 구상하고 설계되었으며 언덕 지형에 계단식으로 들어선다.
마리오 보타는 경제적이며 세월을 받아들이고 나이 들어가는 재료로 즐겨 활용하는 흙으로 만든 벽돌 역시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건축가 자신이 태어난 티치노 지방의 자연에서 얻은 소재를 활용하거나 지역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건축에 적용하는 지속적인 면모를 보인다. 붉은 벽돌과 원형을 기하학적으로 활용하는 마리오보타의 건축은 다양한 작품에서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그의 건축을 보고 있노라면 흡사 중세 유럽의 건축이 세련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듯 신비롭기 그지없다.
“건축에서 장소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장소는 단순히 건물이 세워지는 대지라는 의미뿐 아니라,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추억이나 기억을 담고 있다. 사람이 길을 찾을 때나 추억을 떠올릴 때, 그 곳에 있는 건물이 기억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마리오 보타 자신이 이러한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둔다고 밝히듯 인간 중심의 설계를 추구하는 건축가로 정평이 높다. 마리오 보타식 건축을 알리는 표상이 되는 것이 바로 흰색과 청회색의 가로 줄무늬의 조합이다. 대리석의 줄무늬와 함께 비스듬히 잘린 원기둥의 원형 역시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종교적 공간으로 보타가 즐겨 사용하는 건축언어이다. 벽돌이라는 역사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보타의 건축은 모더니즘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모더니즘 건축의 합리적 해결방식을 존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건축 작업에서 빛은 공간을 생성하며 빛이 생성한 공간은 건축이란 작업의 영혼과도 같다”고 표현하는 마리오 보타의 건축은 기하학적이면서 안정된 형태, 환상적이면서 섬세함이 넘쳐흐르는 디테일로 특징지어진다. 그의 건축은 빛과 중력을 통해 건축물을 해석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도시와 즐겁게 화해하고 있기에 보는 사람을 끊임없이 감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영혼과도 같이 생성된 빛의 공간미 엿보기 2.

“나는 드로잉을 할 때 연필이 내 작품 속에 숨어있는 아이디어와 느낌, 메시지를 적절히 조사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그의 말처럼 그의 드로잉은 빛과 중력을 통해 건축물을 해석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도시와 즐겁게 화해하고자 한다. 1943년 스위스의 멘드리시오에서 태어난 마리오 보타는 15살이 되던 해에 학교를 그만두고 루가노에 있는 건축회사에서 제도사로 일했다. 이후 건축수업을 받고자 밀라노예술학교를 다녔고 베니스에 있는 르 코르뷔제사무소에서 일하며 건축적 숙련도를 높여갔다. 그러던 중 1969년 베니스에서 루이스 칸과 함께 베니스 의회건축물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 루가노로 가서 자신의 건축사무소를 개설한다. 이때부터 줄곧 주택을 설계하다 최근 들어 그 명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 각지에 학교, 은행, 행정 건물, 도서관, 박물관, 교회 및 성당 및 업무용빌딩 등을 설계하고 있다. 1989년 CICA건축상과 왕립 네델란드 건축가협회 박스텐상을, 1993년 이태리 대리석 건축상과 국제 건축비평상, 베통건축부문상 등을 수상했다. 1986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아르헨티나 꼬르도바 국립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San Francisco), 파리 에브리 신도시의 브리 성당(Cathedral in Evry),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 교보문고 강남점, 이태리 포르데노네교회, 프랑스 메디아 하우스 등이 있다. Architect_ Mario Botta 자료_ MARIO BOTTA Architectti, Photos by Enrico Cano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annews@naver.com
제공_ 에이앤뉴스 건축디자인 대표 네트워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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