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로잔공과대학 캠퍼스를 부드럽게 밝혀주는 등대 같은 건물, ME홀의 구조적 아름다움

스위스의 로잔공과대학 캠퍼스를 부드럽게 밝혀주는 등대 같은 건물, ME홀의 구조적 아름다움

2017.03.28. 오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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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로잔공과대학 캠퍼스를 부드럽게 밝혀주는 등대 같은 건물, ME홀의 구조적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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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세계의 명문대학교 캠퍼스 공간 엿보기)

스위스의 명문대학인 로잔 공과대학을 부드럽게 밝히는 캠퍼스 등대, ‘ME홀(New mechanics hall for the EPFL)이 빚어내는 묘한 구조적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어
지식과 경험, 실험을 위한 교육 공간, 역동적인 아트리움과 직물의 조직이나 경첩을 연상케 하는 특별한 입면은 기계공학을 다루는 곳임을 넌지시 알려준다.


스위스의 로잔공과대학 캠퍼스를 부드럽게 밝혀주는 등대 같은 건물, ME홀의 구조적 아름다움

유럽의 MIT라고 불리는 스위스 국립로잔공과대학(EPFL)은 1969년 개교한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대학이다. 1853년 설립된 사립 로잔전문학교에 뿌리를 둔 로잔 공과대학은 로잔의 위성도시인 에퀴블렌에 위치하며 환경, 에너지, 컴퓨터 전자공학 분야는 물론 태양전지 분야와 신호·이미지 처리 분야의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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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공과대학은 기초과학대학, 공과대학, 건축대학, 컴퓨터·통신과학대학, 생명공학대학, 기술경영대학, 인문사회대학의 7개 단과대학으로 구성되며 도서관, 교통계획연구소, 재료공학연구소, 태양열센터, 라디오방송국 등의 부속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협소한 내부공간과 급격한 노후화로 인해 ME빌딩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었고 시급한 개보수를 필요로 했다. 드디어 2011년 국제 현상설계를 통해 세계적인 건축회사 도미니크 페로 아키텍처가 당선되면서 ME빌딩의 디자인은 구체화된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는 우선적으로 캠퍼스 연결 축을 보존하는 동시에 노후한 홀을 철거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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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각형 형태로 새롭게 계획된 홀이 다리 역할을 하는 건물들 사이에 끼워졌다. 새로운 건물은 약 19,000m² 이상의 면적에 상부 4층, 하부 1층으로 설계되었다. 건물 내부는 기계공학부(STI)의 행정실과 연구실로 사용되며 그밖에 생물학부(SV)를 위한 사무 공간이 들어섰다. 연구원들을 위한 실험적인 놀이터이자 연구소로 활용되는 건물은 중앙에 대형 아트리움과 양측 대칭적인 날개 부로 구성된다.

스위스의 로잔공과대학 캠퍼스를 부드럽게 밝혀주는 등대 같은 건물, ME홀의 구조적 아름다움

좌우 날개 부분은 각각 기술 및 내부 순환 네트워크의 기능을 갖추고 서로 분리되어 있다. 불투명한 벽과 유리 스크린은 공간에 깊이를 더해주며, 복도를 따라 걷는 이용자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벽면과 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네트워크는 이 건물이 수행할 과학적인 목적을 넌지시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한편, 개별 사무실은 외부 파사드를 따라 삽입된 내부 복도 주변에 들어서있다. 작업 공간을 가득 메운 돌출된 창과 내부에 스며든 은은한 자연광 덕분에 사무 공간은 더없이 개방적으로 인식된다. 이렇듯 편안하면서도 밝고 널찍한 사무 공간은 오랜 시간의 연구 활동을 위한 쾌적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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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핵심 공간으로 자리 잡은 아트리움은 리셉션과 사교의 기능을 맡는다. 한쪽 끝에서 보면 직선 계단들과 너울거리는 복도, 브리지는 한 층에서 다른 층까지 대각선으로 흐르고 중앙 보이드 공간을 선의 향연으로 채운다. 여러 겹으로 겹쳐진 수평면과 많은 선들이 교차하는 형태는 내부 공간에 역동적인 3차원 이미지를 엮어낸다. 내부를 오가는 방문객에 의해 이러한 역동성은 다시 해체되거나 재구성된다. 아트리움은 훌륭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내부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우연한 만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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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정면은 두 가지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1970년대의 유산을 계승한 것으로 한 가지 보편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현대적 매력을 조성하는 것이다. 즉, 금속 소재 메시 패널을 외관에 사용함으로써 건물이 기계공학을 다루는 장소임을 말해준다. 이와 달리 북쪽 입면은 이웃한 건물의 몰딩 처리된 외관으로 결합된다. 기계공학적 파사드는 건물의 동쪽과 남쪽, 서쪽 면을 감싸고 있다. 파사드를 구성하는 각각의 모듈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것으로 형태와 치수는 로잔공과대학의 역사적인 마스터플랜에 의해 결정되었다. 각각 모듈은 두 개의 층이 겹쳐진 형태로 제작되었다. 모듈 안쪽의 표피는 단열과 방음을 담당하고 외부 표피는 태양열을 차단하는 기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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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금속 메시 패널로 이루어진 회색빛 차양 시스템은 파사드로부터 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는데 좌우의 경사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불투명한 면들이 병렬되어 있는 파사드는 언뜻 보기에 직물의 짜임처럼 보이기도 하고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경첩을 연상케 만든다. 자동화된 구성 요소를 만드는데 사용된 원자재를 과학적 실험을 위한 공간으로 반영한 것이다. 밤이 되면 건물은 은은한 실내조명 시스템을 통해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그대로 외부에 노출시킴으로써 건물이 캠퍼스 속의 등대로 작용한다. 로잔의 하늘과 함께 변화하는 블라인드와 경사진 프레임, 그물망의 짜임새, 그리고 입구와 외부 패널들의 시각적인 충돌을 통해 건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대조적이고 풍부한 지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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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새롭게 지어진 ME빌딩의 핵심은 과학이란 개념이 십분 반영되었다. 산업 자재와 정보 처리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순환 네트워크와 초기 마스터플랜에서 마련된 구조적 그리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건물은 로잔 공과대학 캠퍼스의 역사 속에서 획기적인 이정표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캠퍼스의 흐름을 유지하는 동시에 기계공학적 엔지니어 공간의 실험성을 북돋아주는 ME빌딩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명문대학 건축으로 손색이 없다.

스위스의 로잔공과대학 캠퍼스를 부드럽게 밝혀주는 등대 같은 건물, ME홀의 구조적 아름다움

건축가_ 도미니크 페로 Dominique Perrault, designed-build project with Steiner SA Artistic direction and design_ Gaëlle Lauriot-Prévost, Local architect_ Architram 자료_ 도미니크페로건축, 사진_ ADAGP/ Vincent Fillon, Patrick Swirk(Portrait)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제공_ 에이앤뉴스 건축디자인 대표 네트워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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