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터 출신 창업 전문가가 말하는 외식업 컨설팅, “창업자는 카운터가 아닌 주방을 지켜라”

웨이터 출신 창업 전문가가 말하는 외식업 컨설팅, “창업자는 카운터가 아닌 주방을 지켜라”

2015.12.24. 오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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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터 출신 창업 전문가가 말하는 외식업 컨설팅, “창업자는 카운터가 아닌 주방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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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 & BOOK] 대한민국 창업자를 위한 외식업 컨설팅 (이준혁 저, 스타리치북스 펴냄, 2015)

“식당 경영자가 만보기를 차고 하루를 마감했을 때 최소 1만 보 이상 기록되지 않으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30여 년 전, 대학에서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한 학생이 서울하얏트호텔 웨이터로 취업했다. 그는 제일 먼저 호텔 주방 불을 켜고, 가장 늦게 호텔 문을 나서는 밑바닥 일을 자청했다. 현장에서 서비스의 기초를 다져야 제대로 된 식당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몇 년 뒤 그는 현대그룹 호텔 프로젝트팀에 입사했고, 호텔 지배인 등을 거쳐 식음과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삼성에버랜드 식음총괄부장 등을 지낸 희망창업연구소 이준혁(54) 소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저서 ‘대한민국 창업자를 위한 외식업 컨설팅’을 펴냈다.

지난해 4월 연구소를 개설해 무료 창업 컨설팅을 시작한 이 소장은 “누구나 한때 식당 창업을 꿈꾸지만, 성공하는 확률은 15%에도 채 못 미친다”며 “식당 주인은 카운터가 아닌 주방과 홀을 부지런히 다니며 고객의 소리를 듣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기본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인큐베이팅’ 분야에서 활동 중인 이 소장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주)글로벌 다이닝 대표다. 지방에서 시작한 ‘바르미샤브샤브n칼국수’를 수도권에 진출시켜 전국구 브랜드로 만들고, 친환경 식재료를 이용한 ‘킹콩마더스김밥’ 등을 론칭했다.

이 소장이 진행했던 컨설팅 중에는 빌딩 지하에 위치한 치킨호프전문점에서 월 30만원도 안 되는 소득으로 적자가 쌓여 갔던 곳도 있다. 이 소장은 입지 조건이 지하인 것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배달, 테이크아웃 등 판매 방식을 다양화 했다. 또한, 치킨에만 집중된 메뉴판에 샐러드 등 여성을 공략하는 메뉴를 추가해 매출을 40% 이상 증대시켰다.

저자가 현장 경험을 녹여 쓴 이 책은 외식 사업을 할 때 실패의 위험을 줄여주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첫째, 명당을 찾아라. 버스노선 5개 이상의 정류장 50m 이내, 고정인구 2만 명 또는 세대수 5천 가구 이상의 지역 등 최적의 입지는 창업 성공의 제1요소다. 둘째, 한식업종은 제약이 덜하다. 따라서 실패했을 때 다른 업종에 비해 메뉴 변경이 쉽다. 셋째,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아이템은 피한다. 임대기간이 짧은 외식업은 투자비가 많으면 원금을 회수하기 힘들다. 넷째, 사계절 영업이 가능해야 한다. 2014년을 휩쓸고 간 팥빙수 전문점은 유사 브랜드가 수십 가지일 정도로 인기였지만, 지금은 폐업이 줄을 잇는다.

웨이터 출신 창업 전문가가 말하는 외식업 컨설팅, “창업자는 카운터가 아닌 주방을 지켜라”

이 소장은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식당 창업 전 대박을 위한 기준이 아니라 폐업 리스크를 줄이는 ‘실패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업 요인들을 미리 알고 차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소장은 또 과당 경쟁 속 창업은 백전백승이 아니라 ‘백전무패(百戰無敗)’가 목표라며 “식당이 무너지면 가정도 무너지고 나중에 회복하기 힘든데, 국내 창업시장에 나의 경험과 노하우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 사진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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