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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도와주세요' 한마디로 여성범죄 차단한다
[피플앤피플] '도와주세요' 한마디로 여성범죄 차단한다
Posted : 2017-06-12 13:58
“제복에 반해 경찰이 돼, 이제 어머니의 마음으로 시민을 지킵니다.”

경찰 제복을 동경하던 한 소녀는 1980년 순경이 되고 이후 경찰의 꿈을 이뤘다.

지난해 제23대 분당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김해경(57) 씨는 여경 가운데 4번째로 경무관에 올랐다. 또한 최초의 여경기동대장, 여성청소년계장을 거쳐 영부인 경호 업무를 맡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김 서장은 “여경이란 편견이 싫어서 임신 9개월까지 야간 업무를 도맡아 했다”며 “원동력은 가족이고, 아이를 낳아 어머니의 시선으로 시민을 돌아보니 보람이 배가 됐다”고 말한다.

[피플앤피플] '도와주세요' 한마디로 여성범죄 차단한다

분당경찰서에서 요즘 중점을 두고 있는 업무는 ‘범죄예방진단팀’ 운영이다. 생활 속 불안 요인을 미리 알고 제대로 차단하자는 취지이다.

김 서장은 “공원 안 여성 화장실 68개소에 사물인터넷(IOT) 비상벨을 설치했다”며 범죄예방를 위한 ‘환경 설계’를 강조했다. 이 비상벨에 비명소리 등 이상 음원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신고가 돼 경찰이 출동한다.

즉, 여성범죄 사각지대에서 '살려주세요' 한마디면 112상황실과 직접 연결돼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범죄예방 환경설계(셉테드,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는 도시 환경 설계를 통해 범죄 사각지대를 줄이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선진국형 범죄예방 기법이다.

[피플앤피플] '도와주세요' 한마디로 여성범죄 차단한다

다음은 김해경 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셉테드’를 활용한 시스템엔 또 어떤 게 있나?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한 여성범죄가 많은데, 범죄 발생지를 분석해 위험 지역 3곳을 여성안심구역으로 선정해 집중 순찰을 한다. 지난 달에 정한 3곳에 ‘셉테드(CPTED)’ 기법의 하나인 ‘로고젝터’를 설치했다. 이미지 글라스에 그려진 범죄예방 홍보 문구나 그림을 LED 등에 투사시켜 바닥과 벽에 비추는 일종의 빔 프로젝터 장치인데 시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Q. 이외에도 강화하고 있는 업무는?

가정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청, 알콜중독센터 등 유관기관과 함께 상담이나 경제적 지원, 알콜중독치료 등을 한다. 더불어 가정 폭력을 겪은 아이들이 비행과 탈선을 하는 경우를 많기 봐 왔기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더불어 민생 침해 범죄를 위한 형사 활동을 중시하고 있다. 사안이 경미하거나 피해액이 적다고 해서 수사를 소홀히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전과자 양산을 막기 위해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매월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어 범행동기, 이유, 개전의정, 피해회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사안에 따라 선처하는 등 준법의식과 법 집행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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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동 안전지킴이’를 뽑는 등 아동 범죄나 학교폭력에도 관심이 많은데.

‘아동안전지킴이’ 외에도 ‘아동안전지킴이집’, ‘명예경찰소년단’, ‘학부모폴리스’, ‘어머니 폴리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내는 것은 학교나 가정, 경찰 어느 한 곳만의 노력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순간의 실수로 범죄의 길에 빠진 청소년들이 형사 처벌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초범이고 죄질이 나쁘지 않은 경우에는 선도 심사위원회를 통해 교육이수 후 즉심이나 훈방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Q. 다양한 업무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일화는?

지난 1999년에 초대 여경 기동 대장을 맡았다. ‘무최루탄 원년’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여경 273명을 모아 비상설 여경 기동대를 창설했다. 이후 집회시위에서 최루탄이 사라졌고, 시위 문화가 바뀌었는데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한편으론 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당시 집회가 대부분 주말에 있어 4년 동안 주말에 단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은 제가 출근하는 길목 현관에서 매일 울었다. 일하는 여성들이 겪는 마음 아픈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경찰이기에 앞서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학교폭력, 청소년 비행 실태 등을 볼 때마다 더 마음이 쓰인다. 경찰서에서 보호가 끝난 청소년을 귀가시키려 부모에게 연락을 하면 별로 놀라지도 않고 관심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범죄 원인으로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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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면서 어려움도 컸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나? 또 후배들에게 들려줄 조언이 있다면?

육아 문제가 고민일 때 자녀가 사회생활에 걸림돌이란 개념보다, 가족이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전체 경찰 중 여경 비율이 10%가 넘고 각 부서에 골고루 분포된 편이라 다행이다. 제 경우 친정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운이 좋은 케이스이다. 대부분의 여경들은 상황이 쉽지 않다. 그래서 입직하게 되면 열정적으로 일하다가도 육아 문제와 맞물리려 힘든 부서를 기피하게 된다. 출산과 휴직을 반복하다 보면 남자 경찰들에 비해 10여 년 뒤처지는 일도 발생한다. 사회적인 제도나 분위기가 뒷받침 돼야 할 것이고, 여경들 스스로도 포기하지 말고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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