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2016.03.23. 오후 5:5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AD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에서처럼 요즘 제철을 맞아 도다리가 배 위에서, 밥상 위에서 인기다.

도다리는 가자미과의 바닷물고기로 몸의 길이는 30cm 정도이며, 누런 갈색 바탕에 어두운 갈색 반점이 있고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다. 몸이 납작하고 마름모꼴이며 두 눈은 몸의 오른쪽에 모여 있고 입이 작다.

흔히 ‘좌(左)광우(右)도’ 구별법에 따라 눈이 몸의 좌측에 위치하면 광어(넙치)고, 오른쪽으로 치우치면 도다리다.

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이 생선은 세꼬시(뼈째 썰어 먹는 회)로 먹어도 좋지만, 단연 ‘도다리 쑥국’을 으뜸으로 쳐준다.

그러나 이 도다리에 관해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다.

그 첫 번째가 과연 봄이 제철인가 하는 것이다. 모든 생선들이 산란 전에 가장 영양가가 있기 마련인데, 도다리의 산란이 가을에서 겨울 사이임을 감안해 볼 때 봄은 살이 차오르는 시기로 실제 가장 맛있을 때는 늦여름부터 가을 사이라고 한다.

도다리의 제철이 봄으로 인식되는 것은 이 시기 어획량이 많기도 하거니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쑥의 계절이 봄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도다리 쑥국은 봄에 먹는 게 제격일 것이다.

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도다리에 관해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현재 도다리라고 부른 생선이 실제 도다리가 아니라 대부분 문치가자미라는 것이다.

도다리와 문치가자미는 같은 가자미과지만 엄연히 다른 어종으로 복잡한 구별법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도다리의 체형이 마름모에 더 가깝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문치가자미를 비롯한 가자미를 도다리로 부르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2000년대 들어 도다리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이에 대한 수요를 가자미, 특히 많이 잡히는 문치가자미가 대체한 것이다.

아무래도 도다리가 귀해지면서 덩달아 몸값도 오르게 되었고, 자연스레 문치가자미가 상대적으로 비싼 이름인 도다리로 불리며 팔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상술로만 치부하기는 좀 어려운데 그 이유는 문치가자미의 방언이 도다리라는 데 있다.

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선조들은 도다리와 가자미를 구별했을까?

우선 가자미는 한자어로는 비목어(比目魚), 접(接), 혜저어(鞋底魚), 판어(版魚), 겸(鰜), 좌개(左介)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비목어는 동해에서 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접역(鰈域)이라 한다”라고 나오는데 예부터 우리나라에 가자미가 많이 잡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자미에 대한 기록은 이외에도 ‘전어지’, ‘동의보감’, ‘임원경제지’ 등 다양한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도다리에 관한 기록은 거의 없는데 정약전의 ‘자산어보’보다 11년 앞선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학서인 김려가 지은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서 발견된다.

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그는 이 책에서 “도달어(鮡達魚)는 가자미 종류다. 눈이 나란히 붙었고 등은 검다. 맛은 달고 좋으며 구워 먹으면 맛이 좋다. 가을이 지나면 살이 찌기 시작해 큰 것은 3~4척이나 된다”라고 기술했다.

여기서 도달어(鮡達魚)는 도다리를 한자에서 빌려서 쓴 말로 조선 선조 때 이미 도다리와 문치가자미를 구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다리에 관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

그리고 도다리가 신문기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63년 동아일보 사회면 ‘漁港(어항)의 새벽’이란 기사에서다.

남해안 삼천포항의 새벽 풍경을 묘사한 내용인데 여기서 “노래미 열궤짝, 도다리 스무궤짝...”이란 표현이 나온다.

그 당시만 해도 노래미보다 도다리가 많이 잡혔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진짜 도다리는 온데 간데 없고 그 자리를 문치가자미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제공=대한민국 NO.1 낚시채널 FTV(김승수)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