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 낚시용어, '덕낚시'를 아시나요?

순우리말 낚시용어, '덕낚시'를 아시나요?

2015.12.18. 오후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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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낚시용어, '덕낚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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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일제 강점기(1910~1945)에 발행된 ‘조선풍속’을 담은 사진엽서다. 아쉽게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사진 속 두 남자는 물 위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하고 있는데, 이를 ‘덕낚시’라고 한다.


순우리말 낚시용어, '덕낚시'를 아시나요?

여기서 ‘덕낚시’가 무엇인지 쉽게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사실 ‘덕낚시’는 국어사전에 등록된 단어로 정확한 사전적 의미는 ‘물 위에 설치한 덕을 타고 하는 낚시’고 여기서 다시 ‘덕’은 ‘물 위에서 낚시질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발판 모양의 대(臺)’를 말한다.

물고기 따위를 말리려고 덕을 매어 놓은 곳을 뜻하는 ‘덕장’에서 ‘덕’이 바로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덕’을 요즘과 비교하자면 최근 조구업체에서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는 ‘좌대발판’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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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장의 ‘덕낚시’ 관련 사진엽서를 발견했는데, 강으로 보이는 곳에서 물을 길러온 남자와 채소를 씻는 여성 뒤로 유유히 ‘덕낚시’를 즐기는 이가 보인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덕’이 물가가 아니라 물속에 설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 깊어 보이지 않지만 분명 물 가운데서 낚시를 하고 있는데, 이렇듯 ‘덕’이라는 것은 대상어가 노니는 곳으로 조금 더 가까이 가려는 낚시인들의 욕망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발명품인 것이다.

낚시에 대한 열정은 요즘 낚시인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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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덕’이라는 순우리말이 낚시용어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사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덕’이라는 용어는 심심찮게 사용되다 그 후 대(臺)의 일본식 표현인 ‘다이(だい)’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하고 ‘덕’ 대신 좌대(座臺)라는 표현이 일반화되었고 결국 ‘덕’이라는 순우리말은 낚시계에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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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983년 외국어 및 비속어, 사투리 등으로 낚시용어가 혼용되는데서 오는 의사소통이나 개념전달의 문제점 해결과 국어순화에 이바지하고자 만든 ‘새로 통일된 낚시용어집’이 나오면서 잠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982년 7월 1일부터 1983년 2월 28일 8개월간 한국낚시펜클럽, 사단법인 전국낚시회연합회, 부산낚시연합회, 월간 낚시춘추사 등 4개 단체의 전문인 23명으로 구성된 낚시용어제정심의위(위원장 한형주)가 450개 낚시용어를 순화,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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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보면 좌대낚시를 덕낚시로, 먀꾸쯔리를 맥낚시로 순화했고, 수초구멍치기를 수초낚시로, 퇴수로·물넘이를 무너미로 통일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좌대낚시’ 등 상당수의 낚시용어는 지금까지 바뀌지 않거나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좌대(座臺)'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일본식 한자어 표현이지만 그렇다고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언어라는 것은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라 ‘‘짜장면’도 표준어로 바뀐 것처럼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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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낚시인들이 ‘좌대’라 하면 방가로식 수상좌대를 말하는 지 연안 노지좌대를 말하는지 아니면 좌대발판을 말하는지 혼동될 수 있기에 좌대발판만은 ‘덕’이라 부르는 것이 훨씬 정감있고 의사소통하는데 편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제공=대한민국 NO.1 낚시방송 FTV(김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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