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용기·최민식의 뚝심…영화 '명량'

이순신의 용기·최민식의 뚝심…영화 '명량'

2014.08.05. 오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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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9월 15일 맑음(명량해전 하루 전).

병법에 이르기를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하였고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지금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中

1597년(선조 30년) 음력 9월 16일.

장군 이순신은 명량해협(울돌목)의 좁은 지형과 빠른 물살을 이용해 12척의 배로 330여 척의 왜군을 무찔렀다.

모두가 승산 없다던 전투. 그러나 이순신은 치밀하게 전술을 짰고 두려움에 떠는 군사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적이 아닌 내부의 두려움과 맞선 조선 수군은 역사를 바꿨다.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卽必死 死卽必生). 죽기를 각오하고 처절하게 '명량대첩'은 그렇게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으로 기록됐다.

영화 '명량'은 전투 속에서 빛난 명장이 아닌, 인간 이순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갖은 계략과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바다로 향했던 강인함 이면의 두려움과 외로움이다.

최민식은 촬영 당시 "굉장한 부담이 앞섰지만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다. 어마어마한 국난 속에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관철시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 때 도대체 이분의 무엇이 그러한 엄청난 추진력과 신념을 갖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를 찍는 내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분의 표정은 어땠을까? 내가 맞게 표현했을까? 이 분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이 같은 판단을 하셨을까?"

캐릭터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최민식이 내놓은 연기는 '돌직구'였다.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억지스럽게 꾸미지 않고 담백하게 표현했다. 영화 속 흔들림 없는 최민식의 눈빛에서는 그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이 느껴졌다.

'명량'에는 거창한 스토리도 특별한 에피소드도 없지만 이순신 장군의 역사와 최민식의 연기가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가 백 마디 말보다 강하다. 영화는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고민하고 두려워하느냐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명량'은 5일까지 누적관객수 661만 3,336명을 모았다. 개봉 7일 만에 600만을 돌파한 역대 최단 기록이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명량'의 신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YTN PLUS 최영아 기자 (cya@ytnplus.co.kr)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빅스톤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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