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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의료기기 영업사원 증언 "대리수술은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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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9-11 13:03
앵커

부산의 한 정형외과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를 대신해 수술을 집도한 사건, 얼마 전 전해드렸죠.

수술받은 환자는 뇌사 판정까지 받았는데, 영업사원들의 위험천만한 대리수술이 여러 병원에서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현직 영업사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문제 살펴본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차상은 기자!

영업사원이 대리수술을 했다는 사건만으로도 충격인데, 업계 관행이라고 증언한 영업사원이 있다면서요?

기자

얼마 전 부산 영도구의 한 정형외과에서 벌어진 대리수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과 판매상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산지역에서 지금도 근무하고 있는 한 영업사원의 증언은 충격적이었는데요.

영업사원의 대리수술이 여러 병원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A 씨 / 의료기기 영업사원 : 부산에서는 개인병원 외에도 종합병원에서도 공공연하게 (대리수술이) 일어나고 있고요. 다들 알아도 쉬쉬하는 경향이고.]

사건이 발생한 병원 외에도 지역에서 이름을 대면 알만한 병원들에서도 대리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영업사원 A 씨의 증언입니다.

앵커

의사가 아닌 사람이 수술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습니까?

기자

의료기기 영업사원들의 대리수술은 이번에 적발된 부산의 사례처럼 의사의 협조 또는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의사와 의료기기 영업사원은 갑을 관계, 엄밀히 말하면 서로 이득을 취하는 공생관계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업사원은 수술 장비 같은 의료기기를 병원에 판매해야 하는데, 똑같은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가 여러 곳이 있다면, 일부 병원은 대리수술이 가능한 업체를 선정해 그 회사 제품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환자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병원 입장에서는 영업사원이 수술을 대신 진행하는 동안 의사는 다른 외래 환자를 볼 시간을 벌 수 있는데, 최근 사례처럼 의료사고가 나지 않는 한 이익을 보는 구조인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기기 회사는 매출 확대를 위해 수술 잘하는 영업사원을 키운다는 이야기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의료기기 판매업을 했다는 한 판매상은 새로운 수술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 앞에서 수술 시범을 보이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가 아닌 사람이 수술하는 걸 모를 수밖에 없었을 텐데요, 어떻게 숨겼습니까?

기자

영업사원과 판매상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대리수술은 전신 마취가 이뤄지는 병원에서 주로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환자에게 대리수술을 들켜서는 안 되기 때문에, 혹시 모를 환자의 질문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마취상태에서 의식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겁니다.

이번에 부산에서 발생한 피해자도 정형외과에서 어깨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한 환자였습니다.

대리수술을 막기 위해 수술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의료진과 환자의 인권 침해라는 반론도 만만치가 않아 진통이 예상됩니다.

대리수술은 병원과 영업사원의 내부 고발이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고, 적발 또한 어려운 게 사실인데요.

YTN에 대리수술 실태를 증언한 영업사원은 '영업사원이 수술하는 줄도 모르고 수술실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환자 가족을 보니 더는 침묵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증언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리수술, 대책이 없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듭니다.

차상은[chase@ytn.co.kr]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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