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논두렁·밭두렁 태우기, 전혀 효과 없어요

봄철 논두렁·밭두렁 태우기, 전혀 효과 없어요

2018.03.18. 오전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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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는 예부터 음력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는 풍습이 있는데요.

해충을 없애기 위한 이 방법이 사실은 전혀 효과가 없고 위험하기만 하다고 합니다.

송태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겨울이 가고 한해 농사를 준비해야 할 새봄이 왔습니다.

이맘때면 논둑과 밭둑을 정리하면서 해충도 박멸할 목적으로 불을 놓는 농민들이 많습니다.

[정철근 / 농민 (김제시 검산동) : 음력으로 정월 보름 이후에 행해졌던 건데 지금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보기에 좋을지는 몰라도 해충박멸 효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촌진흥청이 봄철 논·밭둑에 사는 생물을 조사한 결과 해충보다 익충이 훨씬 많았습니다.

노린재목 등의 해충은 11%인데 이들을 잡아먹는 거미목와 톡톡이목의 천적이 89%나 발견된 겁니다.

[김광호 / 농업연구사 (농진청) : 농민들이 논둑을 태우는 이유가 애멸구와 끝동매미충을 죽이기 위함인데 이들은 땅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습니다.]

또 건조한 날씨에 논·밭둑을 태우다 산불로 번지는 경우도 많아 올해 발생한 산불 164건 가운데 20건이나 차지했습니다.

[이현창 / 소방위 (김제소방서) : 농촌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불이 났을 때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습니다. 매우 위험합니다.]

오랜 풍습이긴 하지만 이로운 곤충을 죽이고 사람 목숨까지 위협하는 논·밭둑 태우기는 이제 중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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