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지난 포항 강진..."지진피해 판정 억울하다"

두 달 지난 포항 강진..."지진피해 판정 억울하다"

2018.01.20. 오전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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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 강진 발생 후 두 달이 지났지만 피해주민들의 아픔은 여전합니다.

특히, 피해가 가장 심한 흥해 지역에서는 피해 판정에 대한 억울함과 함께 현실적인 복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합니다.

HCN 뉴스 정필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포항 흥해읍의 한 공동주택입니다.

지반이 눈에 띄게 침하됐고, 출입구 벽면 역시 처참히 갈라지고 부서졌습니다.

불안감에 입주민 상당수가 대피소 신세를 지고 있지만, 안전진단 결과 판정은 작은 피해 이른바 '소파'로 나왔습니다.

거듭된 항의와 민원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자 입주민들은 급기야 직접 땅을 파고 들어가 건물 지하의 안전 상태를 두 눈으로 확인하기에 이르렀는데, 곳곳이 균열 투성입니다.

[최동예 / 포항시 흥해읍 : 안에 2미터 파서 안에 들어가서 사진 찍었는데요 분리가 됐어요, 금이 처음부터 끝까지… ]

특히 포항시가 조사비용을 지원해주지 않아, 입주민들이 교대로 땅을 파서 피해 내용을 사진으로 찍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이미선 / 포항시 흥해읍 : 우리는 기둥을 볼 수 없으니까, 땅에 파묻혀 있으니까 지원을 좀 해달라. 그랬더니 10원도 못 준다는 거예요.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얼마나 섭섭해…]

소파 판정을 받은 흥해읍의 또 다른 아파트 입주민들도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집안 내부 피해는 물론, 지반 자체가 내려앉은 것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인 만큼, 판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경자 / 포항시 흥해읍 : 보다시피 5층 끝까지 금이 다 갔어요. (금이) 다 가고 집에도 금이 다 가 있어요. 이 상태로 우리는…]

소파의 경우 피해 지원금과 의연금을 합쳐 2백만 원 지원이 전부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지원과 거주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금수봉 / 포항시 흥해읍 : 돈 백만 원입니다. 백만 원으로 집을 수리하라는데…수리가 백만 원으로 됩니까? 안 됩니다. 행정조치를 해줘야죠. 우리가 살 수 있도록… ]

이런 가운데 포항시는 피해 건축물에 대한 재조사와 정밀점검을 이달 안에 마무리할 계획인데,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은 점검 결과에 따라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진통이 예상됩니다.

포항 강진이 발생한 지 어느덧 두 달.

그러나 피해 복구와 보상 등을 둘러싼 현실적인 갈등은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HCN 뉴스 정필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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