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험생 "제발 지진만 없길..."

포항 수험생 "제발 지진만 없길..."

2017.11.23. 오후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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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능날인 오늘 그 누구보다 긴장한 곳은 단연 포항일 겁니다.

행여 모를 지진에 대비해 작전까지 세워두고 모두가 마음을 졸였는데요.

약한 여진이 있었지만, 시험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교문 앞.

긴장하지 말라며 꼭 안아주고 격려의 말도 잊지 않습니다.

꽁꽁 언 손 녹이는 핫팩, 그리고 달콤한 초콜릿도 선물합니다.

잘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주문도 걸어봅니다.

마감 시간에 닥쳐서 부랴부랴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

이런 모습은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포항 수험생들은 커다란 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지진입니다.

[김소연 / 포항 세명고 3학년 : 지진 또 날까 봐 무섭기도 해요. 그냥 편하게 (시험)보고 싶어요. 지진 (걱정) 없이.]

한참 전에 아이가 고사장에 들어갔는데도, 부모들은 교문 앞을 떠날 줄 모릅니다.

자식이 신경 쓸까 봐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행여 지진이 다시 올까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 없습니다.

[최미라 / 학부모 : 제발 (지진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어요. 그냥 마음속으로. 그러면서 계속 끝까지 시험 잘 보고 나오는 거. 침착하게.]

제자들이 돌발 상황에 당황하지 않게 지진 대처법까지 꼼꼼하게 알려준 선생님들.

제발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시험만 마치기를 한마음으로 바랐습니다.

[김장호 / 포항 중앙고 교사 : (지진 걱정 잊고) 차분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공부한 그대로 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기관들도 긴장하긴 마찬가지.

시험장에는 다른 지역에는 없는 지진계가 설치됐고 구급차와 구조대원은 기본에 재난안전전문가까지 배치됐습니다.

고사장 주변 학교 운동장에는 버스 수십 대가 비상대기했습니다.

지진이 나면 학생을 태우고 곧바로 예비고사장으로 움직이는데, 수험생이 보면 부담될까 일부러 눈에 안 띄는 곳에서 기다렸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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