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주민들, 여진 속 체육관 바닥에서 쪽잠

대피 주민들, 여진 속 체육관 바닥에서 쪽잠

2017.11.16. 오전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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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지진으로 포항지역에서 천 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습니다.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불안에 떨었는데요.

대피소 현장 연결합니다. 홍성욱 기자!

주민들 불편과 불안 말로 다할 수 없을 텐데요. 그곳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주민들의 불안은 계속됐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는데요.

저도 어젯밤부터 이곳에서 함께 밤을 지새고 있는데 밤사이에 강력한 여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체육관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심한 여진이었는데 밤새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주민들, 새벽녘이 다 돼서야 이렇게 쪽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모습만 봐도 대피소에 있는 주민들 생활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여진이 있을 때마다 주민들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일부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주민이 여진의 공포로 집으로 돌아가길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곳 흥해체육관에는 주민 700여 명이 대피해있습니다.

주민들은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쪽잠을 청했는데요.

단열재를 깔고 담요를 덮어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찬기를 막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마을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지진의 공포가 너무 커 주민들은 새벽이 될 때까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는데요.

제가 있는 곳이 체육관 2층입니다.

새벽녘이 돼서야 간신히 잠이 든 주민들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 중계를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보이는 것처럼 주민들,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또다시 불안한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앵커]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불편이 더 클 것 같은데요.

현재 어떤 점이 가장 걱정입니까?

[기자]
제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어젯밤부터 저도 이곳에서 밤을 함께 지새웠는데 끼니를 때우기 위한 생수와 컵라면은 충분히 지급됐습니다.

그런데 좀 모자란 부분이 있는데 바로 담요와 돗자리입니다.

저도 이 돗자리를 바닥에 깔고 담요를 덮고 쪽잠을 청했는데요.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아주기에는 돗자리가 너무나 얇습니다.

또 담요도 대피소로 모여드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에게 지급이 되지 못해서 담요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담요가 없어서 직접 집에서 이불을 가져와서 덮고 잠을 청하기도 했는데요.

지금 이렇게 보시면 주민들이 많이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들도 있고 아직 누워서 잠을 청하는 주민들도 볼 수 있습니다.

여진으로 인한 불안과 차갑고 불편한 대피소 생활로 주민들 고통이 무척 큽니다.

일부 주민들은 집에서 직접 이불을 가져와덮고 밤을 보냈다고 앞서 말씀드렸는데요.

다행히 이렇게 재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도 이어졌습니다.

어젯밤부터 사랑의 밥차도 체육관 앞에 등장해 주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자야 하는 주민들을 살펴보며 더 필요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자원봉사자도 있었습니다.

지진 대피소는 포항지역에 모두 27곳이 마련됐는데요.

모두 1,500여 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어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아파트가 기울고 일부 주택과 건물은 추가 붕괴 우려가 있어 주민 대피는 오늘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경북 포항 주민대피소에서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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