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휴대전화 자료 무단 파쇄...가루 된 병사의 추억

[앵커]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를 보면 자료를 저장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SD 카드'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육군 모 부대가 병사들의 휴대 전화 SD카드를 허락도 없이 없애버렸습니다.

그날은 보안 감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나현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사건은 지난 1일, 전남 해남에 있는 육군 해안 경계 부대에서 벌어졌습니다.

부대 측이 병사들에게서 받아 보관하던 휴대전화에서 SD 카드를 꺼내 없애버린 것입니다.

종이 파쇄기에 넣어서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버렸습니다.

[SD카드 파쇄 피해 병사 아버지 : 기분이 나쁘고 인권 침해당했다는,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 때문에 자존감 상하고….]

당시 부대에서는 보안 감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부대 측이 밝힌 개수는 모두 5개.

전화 주인 허락은 당연히 받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사실은 피해 병사가 대대장에게 항의 편지를 쓰면서 드러났습니다.

그러자 해당 군부대는 피해 병사를 따로 불러 카드값을 보상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카드를 훼손한 이유에 대해서는 병사들 탓을 하고 있습니다.

행정병이 감사 도중 SD 카드가 적발돼 징계받을 것을 두려워해 부숴버렸다는 것입니다.

간부들이 감사를 받으러 자리를 비운 상황이어서 당시엔 보고도 못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부대 측은 피해 병사들에게 공개 사과와 함께 배상 약속도 했다고 밝혔지만, 3주가 지난 최근까지도 아무런 조치가 없습니다.

[육군 모 부대 대대장 : 개인의 소중한 기억이 날아간 데 대해서 저희가 100% 보상이라든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SD 카드가 분쇄되면서 돈으로도 못 살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사라져버렸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