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만 장이나 팔렸는데' 우표 학명 오류 논란

'62만 장이나 팔렸는데' 우표 학명 오류 논란

2017.03.13. 오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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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정사업본부가 최근 멸종위기 야생동물 산양을 널리 알린다며 기념 우표를 만들어 62만 장이나 판매했는데요.

어처구니없게도 우표에 표기한 산양 학명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학명과 다른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산양 우표입니다.

천연기념물 217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산양을 널리 알리기 위해 발행한 겁니다.

늑대와 수달에 이어 멸종위기 동물 기념 우표로는 세 번째입니다.

그런데 우표에 나온 산양 학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학명과 철자가 다릅니다.

학계에서 200년 가까이 써온 대표적인 학명 대신 다른 학명을 쓴 겁니다.

[조범준 / 야생동물연합 사무국장 : 우표는 우리나라 문화를 대표하는 표현 방식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학명을 잘못 쓴다는 것은 국가적인 큰 망신이라고 봅니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의 자문을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담당 연구관은 "학계 일부에서 기존 학명의 철자가 잘못됐다며 수정해서 사용하고 있는 학명을 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집필에 참여한 '국립 생물 종 목록집'에는 수정된 학명이 아닌 기존 산양 학명이 사용됐습니다.

[최상규 / 우정사업본부 우편정책과장 : (우표 산양 학명에 대한) 다른 의견들이 있다고 해서 각종 매체나 기관을 통해서 확인하는 중이고요.]

동식물 학명은 설사 철자가 잘못됐다고 해도 처음 표기한 학명을 존중해 사용하는 것이 관례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발행한 산양 우표는 모두 68만 장입니다. 이 가운데 62만 장이 이미 팔렸습니다.

산양 우표 발행에 들어간 예산은 약 5천만 원, 멸종위기 산양을 홍보하기 위해 발행한 우표가 학명 논란으로 그 본뜻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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