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이 없어요..." 섬마을 여교사들의 고충

"사생활이 없어요..." 섬마을 여교사들의 고충

2016.06.08. 오전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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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여파가 커지고 있습니다.

섬에서 근무하는 여교사들은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을 안고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섬마을 여교사들이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백종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립된 섬마을에서 여교사들의 생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생활 반경이 좁다 보니 사생활은 포기해야만 합니다.

[섬 지역 근무 경험 여교사 : 차가 없어지면 이 사람이 어디에 갔는지 다 아니까 프라이버시가 없는 것이 제일 불편했고….]

동네 모임이나 회식처럼 주민들이 마련한 자리에도 수시로 참석해야만 합니다.

주민들이 술에 취하면 억지로 흥도 북돋아야 합니다.

[섬 지역 근무 경험 여교사 : 2차로 노래방 같은데 가면 맞춰드려야 하니까 블루스도 춰야 하고 그런 분위기도 있었어요.]

'버릇없다'고 주민들에게 찍히면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소문이 섬 전체로 퍼지기도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입니다.

해가 떨어지면 육지보다 어둡고 가로등조차 없는 곳이 많아 밤에는 관사 밖으로 한걸음도 떼기가 힘듭니다.

주민들이 술을 먹고 관사 인근에서 주정이나 행패를 부리면 공포에 떨어야 합니다.

[섬 지역 근무 경험 여교사 : 술 취해서 (관사) 앞에서 큰소리치고 제 방 두드리고 그런 적 있었어요. 놀랐죠.]

관사에 누군가 침입해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마땅한 방법이 없고 보안 시설이 취약하다 보니 항상 위험에 노출된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합니다.

교육부가 관사에 CCTV를 설치하는 등 '도서벽지 교원 근무 환경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부분 실효성이 없습니다.

[전교조 관계자 : 마치 교육부는 정답이 하나 인양 딱 던져놓고, 그리고는 모든 걸 끝낸 것처럼, 이게 문제라는 거죠.]

교사들은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섬 지역 여교사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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