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른 망자 덮었던 위생보를 내 가족에게...

[부산] 다른 망자 덮었던 위생보를 내 가족에게...

2014.10.14. 오후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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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례식장에서 이미 사용한 꽃이나 과일 등을 다시 쓴 것도 모자라 망자를 덮는 '위생보'까지 몇 차례나 재사용한 업자가 적발됐습니다.

유족에게는 새것을 쓴 것처럼 비용을 받아 챙겼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숨을 거둔 사람을 덮은 '위생보'를 장의 업계에선 '임종보'라고 하는데 망자에 대한 예의로 한 번 사용하면 버리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우 모 씨는 한 번 사용한 것을 많게는 대여섯 차례 재사용했습니다.

매번 새것을 썼다고 유족을 속여 10만 원씩 받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이재길,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이쪽 유족이 쓴 걸 다른 망자에게 또 쓰면 내가 돈을 지급하는데 이걸 어느 유족이 좋아하겠습니까? 아무리 망자지만 쓴 걸 또 쓰는데..."

우 씨가 '위생보'를 재사용한 것은 드러난 것만 360여 차례입니다.

'위생보' 장례식장 납품가격은 2만 5천 원 정도입니다.

매번 망자를 새 위생보로 덮어도 큰 이익을 남겼지만 몇 푼 더 아끼려고 재사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실은 경찰이 부산지역 장례식장이나 상조업체 등 장의 업계를 대대적으로 수사하면서 드러난 악습 가운데 일부입니다.

부산지역 장례식장 가운데 81.7%에 해당하는 49곳에서 꽃이나 과일을 재사용하고 사례비를 주고받았을 정도로 업계 비리는 뿌리 깊었고 관련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도 심각했습니다.

[인터뷰:황일규, 부산·경남 화훼생산자연합회장]
"재사용 때문에 (꽃) 가격이 내려가서 농가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도산 위기에 처하고... (이번에) 단속을 잘해서 우리 농가 소득이 많이 올랐습니다."

경찰은 1년 수사 끝에 부산지역 장의 업체 관계자 432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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